해마다 연말이면 말없이 기부금을 내놓고 사라지곤 했던 전주 ‘노송동 얼굴 없는 천사’가 올해도 등장했다.
28일 전주시 노송동주민센터에 따르면 이날 11시8분쯤 50대로 추정되는 남성이 “주민센터 뒤 천사공원내 숲에 A4용지 박스에 돈을 놔뒀으니 소년소녀 가장을 위해 써달라”는 전화를 했다.
주민센터 직원들이 남성이 알려준 곳으로 달려가 A4복사 용지 박스를 확인했다.
박스 안에는 지폐와 동전을 합쳐 5021만7940원이 들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안쪽에는 소녀소녀 가장 여러분 힘든 한해였지만 우리에게는 희망이라는 선물이 있다는 걸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내용의 쪽지를 남겼다.
동사무소 직원들은 지난해와 같은 모양의 A4용지 박스인 데다 그가 남긴 메시지 내용 등을 볼 때 지난해에도 찾아온 ‘얼굴없는 천사’와 같은 인물로 확신했다.
2000년부터 시작된 얼굴없는 천사의 기부는 지금까지 총 4억9785만원9600원이다.
얼굴없는 천사를 찾기 위한 노력도 있었지만 신분은 지금까지 베일에 가려져 있다.
전주시는 2009년 노송주민센터 옆에 ”얼굴없는 천사여, 당신은 어둠 속의 촛불처럼 세상을 밝고 아름답게 만드는 참사람입니다. 사랑합니다‘라는 내용의 천사비를 세웠다.
/김상민기자 ksm3835@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