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원내대표에 호남 4선 주승용...反 박지원의 승리 "호남정치 복원"

주승용, 안철수 향해선
"사당화 비판한 적 없다"

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당 원내대표 및 정책위의장 선출 의원총회에서 신임 원내대표·정책위의장에 선출된 주승용·조배숙 의원이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29일 국민의당 신임 원내대표에 호남 4선인 주승용 의원이 선출됐다. ‘호남계의 승리’라는 평가가 지배적인 가운데 일각에서는 전임 원내대표인 박지원 의원에 대한 당내 반발심이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주 원내대표가 박 전 원내대표에게 대립각을 세우는 호남 중진을 대표하고 김성식 의원은 전임 원내지도부에서 박 전 원내대표와 호흡을 맞췄기 때문이다.

애초 국민의당 원내대표 경선 결과는 1~2표 차의 박빙일 것이라는 예상이 다수였다. 그만큼 부동표 몇 표의 움직임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었다는 이야기다. 이에 따라 주 원내대표의 당선은 친안철수 성향의 일부 부동층이 ‘반(反)박지원’ 감정으로 움직인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정견발표에서 “우리 당의 뿌리는 호남이며 우리는 호남 민심을 정치에 반영할 책임이 있는 정당”이라며 ‘호남 정치 복원’을 내걸고 당선됐다. 하지만 박 전 원내대표가 호남의 중진 의원이라도 주 원내대표가 내건 호남 정치는 이와 별개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호남 중진들 사이에서는 ‘반박지원’ 분위기가 뚜렷하게 감지된다. ‘박지원 대항마’로 전당대회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정동영 의원이 대표적이다. 정동영 의원은 지난 27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을 9일로 고집한 것을 “가장 중요한 순간에 최악의 선택을 한 것”이라며 “(박지원 당시) 원내대표의 독단적인 결정이었고 이는 당내 엄청난 상처와 패착으로 귀결돼 오늘날 당 위기의 핵심 이유(가 됐다)”라고 비판했다.

황주홍 의원 또한 28일 “노련한 경륜과 능수능란한 개인기만을 믿고 38명 의원 모두의 지혜를 진지하게 묻고 토론해 중지를 모으는 민주적 과정을 생략했다”고 박 전 원내대표를 정면겨냥하며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했다.

주 원내대표는 당내 유력 대선주자인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를 향해 일단은 손을 내민 모양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안 전 대표와의 관계 설정에 관해 묻자 “저는 안 전 대표의 사당화에 대해 비판한 적이 없다”면서 “(호남당이라는 비판을 극복하기 위해) 호남 이미지를 덧씌웠다는 평가를 받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효정기자 j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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