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tvN 드라마는 ‘응답하라 1988’, ‘치즈인더트랩’, ‘시그널’, ‘또 오해영’, ‘쓸쓸하고 찬란하神 도깨비’(이하 도깨비) 등이 공중파 드라마를 넘어서는 인기와 화제성을 보였고, ‘굿 와이프’의 전도연과 ‘디어 마이 프렌즈’의 고현정, ‘THE K2’의 송윤아와 ‘시그널’의 김혜수, ‘도깨비’의 공유 등 공중파 드라마에서도 만나기 힘든 톱스타들이 기꺼이 tvN 드라마를 선택해 출연하는 모습이 연출됐다.
‘10주년’을 맞아 역대급으로 화려했던 tvN의 2016년 드라마 라인업에 비하면, 아무래도 ‘10주년’이라는 상징성이 없어진 tvN의 2017년 드라마 라인업은 상대적으로 무게감이 떨어지지 않겠냐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tvN은 2016년 공중파 드라마를 따라잡았다면, 2017년에도 다양한 장르의 드라마와 중량감 있는 스타배우와 스타작가를 내세워 공중파 드라마를 넘어서려는 야심을 보여주고 있다.
■ ‘내성적인 보스’와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 경쾌하고 발랄한 월화드라마
2017년 1월 방송될 tvN 새 월화드라마 ‘내성적인 보스’ / 사진제공 = tvN
tvN 월화드라마는 월요일과 화요일 밤 11시라는 비교적 불리한 시간대로 인해 ‘시청률 대박’을 기대하기는 힘들지만, 그 대신 경쾌하고 발랄한 장르 드라마들이 빛을 보는 시간대기도 하다. 그래서 tvN은 이 시간 대에 최장수 시즌제 드라마인 ‘막돼먹은 영애씨’를 비롯해, ‘치즈인더트랩’, ‘또 오해영’, ‘식샤를 합시다’, ‘혼술남녀’와 같은 경쾌한 드라마들을 편성해 톡톡히 재미를 봤다.
이런 분위기는 2017년에도 이어진다. 먼저 3일 막을 내리는 ‘막돼먹은 영애씨 15’의 후속으로는 연우진과 박혜수, 윤박, 공승연, 전효성 등이 출연하는 ‘내성적인 보스’가 이어진다.
제목부터 호기심을 자극하는 ‘내성적인 보스’는 극도로 내성적인 성격의 보스 은환기(연우진 분)와 강력한 친화력을 지닌 신입사원 채로운(박혜수 분)이 만들어가는 소통 로맨스. 제목과 시놉시스에서 느껴지는 경쾌하고 발랄한 이미지는 ‘식샤를 합시다’와 ‘또 오해영’, ‘혼술남녀’로 이어지는 tvN 월화 로맨스 드라마의 명맥을 잇기에 충분하다.
‘내성적인 보스’의 후속으로 3월에는 일본의 동명 인기 순정만화이자 일본의 인기스타 사토 타케루 주연으로 영화화도 됐던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가 방송된다. ‘무신’과 ‘오만과 편견’, ‘결혼계약’을 연출한 김진민 PD가 MBC를 떠나 처음 연출하는 작품으로, 천재 사운드 크리에이터와 여고생 팬의 로맨스를 통해 청춘의 열정을 그려내는 풋풋하고 아름다운 드라마가 될 전망이다.
■ ‘응팔’·‘도깨비’ 이을 화제작은? ‘내일 그대와’·‘비밀의 숲’ 등 기대
‘도깨비’ 후속으로 2017년 2월 방송될 tvN 새 금토드라마 ‘내일 그대와’ / 사진제공 = tvN
tvN 금토드라마는 tvN이 주력으로 내세우는 화제작들이 편성되는 시간대다. ‘응답하라 1994’, ‘미생’, ‘오 나의 귀신님’, ‘두 번째 스무살’ 등 화제작들이 이 시간대를 거쳐갔고, 2016년에는 ‘응답하라 1988’부터 ‘시그널’, ‘디어 마이 프렌즈’, ‘굿 와이프’, ‘THE K2’, ‘도깨비’ 등 tvN이 사운(社運)을 걸고 제작한 드라마들이 연이어 편성됐다.
물론 이것은 2017년에도 마찬가지다. 가장 먼저 찾아올 작품은 장안의 화제를 모으고 있는 화제작 ‘도깨비’의 후속으로 2월부터 방송될 신민아와 이제훈 주연의 ‘내일 그대와’다.
‘내일 그대와’는 외모에 재력, 인간미까지 갖춘 완벽한 스펙의 시간여행자 유소준(이제훈 분)과 그의 삶에 유일한 예측불허 변수인 송마린(신민아 분)의 피할 수 없는 시간여행 로맨스를 그린 작품으로, 2016년 방송된 ‘시그널’처럼 ‘시간’을 소재로 색다른 이야기를 펼쳐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한 ‘내일 그대와’ 후속으로 편성된 ‘시카고 타자기’는 아직 상세한 내용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경성스캔들’과 ‘해를 품은 달’, ‘킬미, 힐미’로 뛰어난 실력을 인정받은 진수완 작가가 각본을 맡았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주목을 받고 있다.
아직 금토드라마 편성 여부가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상반기 중 방송이 유력한 ‘비밀의 숲’(가제) 역시 기대작이다. ‘비밀의 숲’은 감정을 잃어버린 검사가 검찰청 내부의 비밀을 파헤쳐 진짜 범인을 쫓는 추격 스릴러물로 ‘미세스캅’을 연출한 안길호 PD가 연출을 맡을 예정이며, 조승우와 배두나의 캐스팅이 거론될 정도여서 설령 다른 캐스팅이 성사된다고 해도 조승우와 배두나에 뒤지지 않는 톱배우의 캐스팅이 점쳐지고 있다.
■ ‘안투라지’ 폭망으로 위태로워진 불금불토 스페셜과 ‘보이스’·‘터널’로 이어지는 OCN 장르 드라마 라인업
2017년 1월 첫 방송예정인 OCN 드라마 ‘보이스’ / 사진제공 = OCN
tvN이 2016년 새롭게 시도한 드라마 시간대인 불금불토 스페셜은 2017년에는 존폐 여부조차 장담하기 힘들게 됐다. 100% 사전제작으로 만들어진 ‘신데렐라와 네 명의 기사’는 유치한 인터넷 소설의 영상화라는 비난 속에서도 그럭저럭 선방을 기록했지만, 조진웅부터 시작해 서강준, 박정민, 이광수, 이동휘 등 야심찬 캐스팅을 구성한 ‘안투라지’가 시청률 1%도 기록하지 못하는 ‘폭망’을 선보이면서 현재 후속작 편성 여부가 미정인 상황이다.
그 대신 주말 오후 10시에는 OCN의 장르 드라마가 이어진다. tvN과 같은 CJ E&M 계열의 영화 전문채널인 OCN은 2016년에도 ‘동네의 영웅’과 ‘뱀파이어 탐정’, ‘38사기동대’를 선보이며 나쁘지 않은 반응을 얻었고, 2017년에도 이 흐름을 이어가 주말 오후 10시 시간대에 공격적인 장르 드라마 편성을 선보인다.
가장 먼저 선보일 작품은 1월에 방송될 장혁과 이하나, 손은서 주연의 ‘보이스’다. ‘보이스’는 범죄 현장의 골든타임을 사수하는 112 신고센터 대원들의 치열한 기록을 그린 드라마로, 소리에 근거해 범죄를 분석하는 ‘보이스 프로파일러’라는 색다른 소재로 OCN 명품 장르 드라마의 맥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보이스’는 ‘라이어 게임’과 ‘피리부는 사나이’를 연출한 장르 드라마 연출의 달인 김홍선 PD가 연출을 맡았다.
‘보이스’의 후속으로 3월에 방송될 ‘터널’(가제)은 딸을 구하기 위해 시간을 뛰어넘어 과거에서 현재로 오게 된 형사의 표류기를 다루는 타임슬립 수사물로 ‘구가의 서’와 ‘오만과 편견’의 최진혁과 최근 김주혁과의 열애설로 화제를 모은 충무로 유망주 이유영이 출연한다. 최진혁은 2015년 의병제대 이후 첫 복귀작이다.
/원호성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