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계란 한판에 4,560원 세금 혜택…"계란값 추가하락 힘들어 혈세 낭비" 논란

수입계란 한 판에 항공비 보조와 무관세 혜택을 포함해 4,500원이 넘는 정부 보조금이 지급되고 있는 데 대해 세금낭비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30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미국산 신선계란을 기준으로 1톤(1만4,700개)당 항공운송비는 각종 수수료 등을 포함해 약 300만원이다. 정부는 계란 수급 불안이 심화하는 데 따라 오는 2월 말까지 항공운송비의 50%(150만원 한도 내)를 세금으로 보전해주고 27%가 적용되는 관세도 한시적으로 면세하기로 했다. 계란 한 판(30알)당 4,560원가량의 세금 혜택이 주어지는 셈이다.


계란 수입의 영향으로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 판에 1만원에 육박하던 국산 계란 가격은 완만한 하락세를 보이며 현재 8,000원대까지 떨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수입산 계란 유통업자에게 가격의 30% 이상을 보전해주는 것을 두고 혈세낭비라는 지적이 나온다.

우선 수입산 계란이 풀린 직접적인 효과보다는 유통업자들의 ‘사재기’ 물량 공급 영향이 더 크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유통 과정에 대한 점검만으로도 가격을 잡을 수 있었다는 얘기다. 아울러 계란을 수입하더라도 국내산 가격이 추가로 더 떨어지기 힘들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대한양계협회에 따르면 미국산의 경우 항공비 및 관세 지원으로 7,000원대에 수입돼 마진을 붙여 8,000원 중후반대로 판매되고 있다. 국내산 계란이 더 풀리더라도 유통업자 입장에서 한 판당 8,000원 아래로 떨어뜨릴 유인이 없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정부의 한 관계자는 “국내산 계란 가격이 적정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판단되면 당초 예정했던 2월 말 이전이라도 항공비 지원을 중단할 계획”이라며 “가격 하락 추이를 지켜보며 생산자단체와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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