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은 2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풋볼 팬타지움 개관식 후 기자들과 만나 “남북을 포함해 중국·일본 등과 2030 월드컵을 공동 개최하고 싶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아직 초기논의 단계”라면서도 “최근 FIFA가 2026·2030 월드컵을 2~3개국이 공동 유치하는 방향으로 결정을 내렸다. 월드컵을 다시 유치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동북아 국가의 월드컵 공동 개최 계획에는 일본이 먼저 착수했다. 지난 1월 일본 언론들은 2022 월드컵 유치에 실패한 일본이 한국·중국 등과 공조를 통해 2030년 대회 유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근 월드컵 참가국 수를 기존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늘리는 데 앞장선 잔니 인판티노 FIFA 신임 회장은 2개 이상 국가의 월드컵 공동 개최를 장려하고 있다. 경기 수가 많아지면서 더 많은 경기장과 경비가 필요하고 더 큰 화제와 흥행을 위해서라도 공동 개최가 이상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월드컵은 2018년은 러시아에서 열리고 2022년엔 카타르에서 치러진다. 대륙별 순환원칙에 따라 2026년에는 아시아 개최가 어려운 만큼 유치에 도전하려면 2030년이 가장 빠른 기회다. 정 회장은 월드컵 공동 개최가 세계축구 흐름에도 맞고 동아시아에 비약적인 축구 발전을 가져올 것이라는 생각이다. 그는 “2002년 한일 월드컵에 이어 2030년에도 우리 국민의 응원 함성이 메아리치면 좋겠다. 해당국들과 (공동 유치를 위해) 지속해서 협의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일본과는 어느 정도 교감이 이뤄진 것으로 보여 결국 북한과 중국의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느냐가 동북아 4개국 공동 개최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