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민주주의 시대] ‘광장승리로 만개한 직접 민주주의, 한국 정치 뒤흔든다.’

3당 합의 헌법개정 최종안에 국민발안, 국민투표 제도 도입. 국민소환은 제외

“촛불집회는 대의민주주의의 한계를 짚으면서 시민들이 직접 외치는 민주주의가 어떤 것인지 보여줬습니다.”(최갑수 서울대 서양사학과 교수)

광장의 승리로 만개한 직접민주주의 요구가 한국 정치를 뒤흔들고 있다. ★관련기사 6·7면

촛불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은 이번 탄핵과정 내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자유한국당(전 새누리당)뿐 아니라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 등 야당에 대해서도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출했다.

비록 지난해 12월9일 국회에서 박 대통령 탄핵이 가결됐지만 촛불에 밀려 어쩔 수 없이 하는 모양새였다. 국회가 머뭇거리자 광장에는 최대 232만명(2016년 12월3일)의 촛불시민이 쏟아져 나와 국회를 압박했다.


이 같은 과정은 자연스럽게 ‘새로운 시민’을 탄생시키는 거대한 드라마였다. 서복경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연구원은 “시민들은 촛불집회에서 내가 원래 갖고 있던 헌법적 권리를 자각, 발견했고 이를 실현해갔다”고 지적했다. 헌법 제1조1항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2항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것을 확인했다는 분석이다.

김의영 서울대 사회과학연구원장은 이에 대해 “기존 대의민주주의 체제에 대한 환멸과 좌절감이 직접행동으로 표출되고 직접민주주의에 대한 요구가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정당들도 이 같은 흐름에 위기감을 느끼며 서둘러 직접민주주의를 수용하려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자유한국당·국민의당·바른정당 등 3당은 다음주 발표할 헌법개정 최종 합의안에 국민투표와 국민발안을 도입하기로 17일 의견을 모았다. 국민소환은 빠졌다. 국회 헌법개정특위 간사인 김동철 국민의당 의원은 “국민소환의 경우 이견이 있어 이번 헌법 개정안에서는 제외했다”고 설명했다. 국민투표는 국가의 주요 정책을 시민들이 직접 투표로 결정하고 국민발안은 시민이 직접 법률안을 발의하는 것을 말한다. 국민소환이란 부패하고 무능한 국회의원 등 선출직 공직자를 시민들이 직접 끌어내리자는 내용이다.

/안의식.고광본 선임기자 miracle@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