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호남혈투…득표율 3色전략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들이 운명을 가를 중대 관문 앞에 섰다. 27일 개시되는 호남권역 순회 대선후보 경선이다. 현재로서는 문재인 전 당 대표의 호남 경선 1위 가능성이 가장 높지만 득표율 향방에 따라 1위 주자가 추후 경선에서 역전당하는 조마조마한 상황이 연출될 수 있어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된다.

문재인

55% 이상 과반 득표율 기대

反文정서 불식…대세론 입증

호남 대첩에서 순위 못지않게 득표율이 화두로 떠오르자 대선주자들은 각자 상황별로 선두 유지, 혹은 역전 발판 마련을 위한 내부 목표를 세우고 표심 단속에 나섰다. 여론조사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문 전 대표 측은 26일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55% 이상의 과반 득표율 달성을 호남 경선의 목표로 삼았다”고 전했다. 민주당의 정치적 기반인 광주·전남·전북지역에서 절반이 넘는 표심을 얻으면 당 후보로서의 정통성을 인정받는 셈이 되기 때문이다. 또한 과반 득표시 현재의 지지율 구도상 다른 주자들을 20%포인트 이상의 득표율 차로 따돌릴 가능성이 높아 이른바 ‘문재인 대세론’을 유권자들에게 입증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문 전 대표는 지난 참여정부 집권 시절 호남을 홀대했다는 비판을 정치권 일각에서 받아왔다. 최근에는 이른바 문 전 대표의 ‘전두환 표창장’ 발언으로 광주민주화운동 희생자 유가족을 비롯한 호남인들 사이에서 반감을 살 뻔했던 위기도 있었다. 따라서 호남 지역에서 민주당의 간판 주자로 인정받는 것은 문 전 대표에게는 대권가도를 달리기 위한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

안희정


호남서 벌어지면 뒤집기 어려워

격차 한자릿수 좁혀 역전 발판

경쟁주자인 안희정 충남지사는 호남에서 ‘의미 있는 2위 후보’의 위상만 입증해도 다른 지역 경선에서 역전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그에겐 정치적 기반인 충청권이 있기 때문에 호남에서 완패만 당하지 않는다면 충청에서 만회할 수 있다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안 지사 측은 “호남 경선에서 문 전 대표와의 득표율 격차를 한자릿수 이내로 좁히면 충청권 등에서 역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거꾸로 해석하자면 지지율 격차가 두자릿수 이상 날 경우 안 지사로서는 경선 승리의 가능성이 한층 낮아진다고 볼 수 있다. 안 지사 측은 이 같은 상황을 간파하고 호남 민심을 다잡기 위해 지난주부터 박영선 의원 등 당내 현역 의원들을 현지에 급파했다. 안 지사 측 캠프의 강훈식 대변인은 26일 기자간담회에서 “호남 선거인단이 전체 선거인단에 20% 정도지만 호남 출신이면서도 타지 생활을 하고 있는 분들까지 감안하면 상당한 수”라며 “호남에서 문재인 대세론이 빠지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문 전 대표는 하락세, 안 지사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재명

최대 40% 이상 득표율 목표

安 제치고 2위 주자 상승 꿈꿔

이재명 성남시장 측은 호남 순회 경선을 통해 문 전 대표와 안 지사의 양자구도로 흘러가고 있는 경선 레이스를 문 전 대표와 이 시장의 양자구도로 바꾸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이 시장을 돕고 있는 정성호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최대 40%까지 득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시장 측은 최근 일부 유출된 것으로 알려진 민주당 현장 투표소 투표 결과 등에서 이 시장이 안 지사에 비해 앞서고 있다는 것을 예로 들면서 “호남은 선명성 있는 이재명 시장의 인기가 알려진 것보다 훨씬 많다”고 주장했다. /박형윤기자 man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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