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RS17 도입되면 해외자본의 韓 보험사 투자 늘 것"

보험 부채 시가 평가를 핵심 내용으로 하는 보험계약 국제회계기준(IFRS17)이 도입되면 국내 보험사들에 대한 해외 자본의 투자가 활성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다만 IFRS17 도입 시기가 오는 2021년으로 예정돼 있지만 보험사들이 실질적으로 준비할 수 있는 기간은 1년6개월 정도밖에 되지 않는 만큼 회계뿐 아니라 상품·판매채널 등 경영 전반의 패러다임을 바꾸기 위해 보험사들이 지금보다 속도를 더 높여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서정우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 위원은 30일 보험개발원이 주최한 ‘IFRS17 도입과 대응’ 세미나에 참석해 “IFRS17 최종 기준서와 관련해 현재 IASB가 마지막 완성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5월이면 공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서 위원은 “현재는 (회계 작성법이 달라) 한국 보험사와 다른 나라 보험사를 비교하는 게 불가능해 보험사가 해외에서 자본을 조달하기도 어렵고 해외에서도 한국 보험사에 투자를 하고 싶어도 비교 가능한 정보가 없어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IFRS17에 맞춰 작성한 보고서는 전세계 어디서든 통용되기 때문에 (한국 보험사에 대한) 투자가 활성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 위원과 함께 방한한 스티브 쿠퍼 IASB 위원 역시 “현행 보험사들의 회계는 혼돈스러운 수치들은 모두 포괄손익항목에 넣어버리는 등 일반 투자자들이 이해하기에 너무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실제 글로벌 투자펀드 중에서는 펀드의 3분의1을 금융 종목으로 담으면서도 보험사는 하나도 안 담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도입 준비 기간이 너무 짧다는 보험 업계의 지적에 대해서는 도입 유예는 불가능한 만큼 보험사들이 준비를 서두르는 것 외에 방법이 없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서 위원은 “IFRS17 기준서가 공개된 후 한국 금융 당국이 절차를 거쳐 한글판 기준서를 내는 데만 또 1년 정도 걸릴 것”이라며 “게다가 보험사들이 시행 1년 전까지는 도입 준비를 완료해야 하는 만큼 사실상 보험사에 주어진 시간은 1년6개월밖에 없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서 위원은 “IFRS17이 도입되면 과거 고금리 상품을 많이 판매한 한국 보험사들에는 자본 확충 부담이 커지는 등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국제회계기준 전면 도입국인 한국 입장에서는 되돌릴 수 없는 만큼 보험사들이 열심히 준비해서 국제회계기준 모범 도입국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