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금한령 한달] 여행·항공 주가 회복...화장품·면세점 여전히 수렁

중국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 조치로 한국 단체관광 상품 판매를 금지한 ‘금한령’ 한 달을 맞아 업종별로 희비가 엇갈렸다. 내국인의 해외여행 증가와 일본·동남아 관광객의 증대로 여행·항공 업종은 회복세를 보였지만 중국 관광객 의존도가 높았던 화장품·면세점 업종은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시장의 모두투어(080160) 주가는 지난 14일 기준 4만750원을 기록하고 있다. 중국이 금한령을 발표한 3월15일 시초가(3만4,800원)와 비교했을 때 약 17%나 상승한 수치다. 모두투어는 중국이 금한령을 발표한 당일만 해도 3% 이상 급락했지만 이후 빠른 회복세를 보여 최근 내국인 해외여행객 증가에 오히려 상승세를 타고 있다.

같은 기간 코스피시장에서 하나투어의 주가도 2.34% 올랐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모두투어와 하나투어의 1·4분기 전체 송출객 수는 전년동기 대비 각각 22.6%, 18.3% 늘었다. 최민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내국인 해외여행 시장의 호황으로 국내 여행사들의 외형 성장과 수익성 향상이 동시에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의 사드 보복 국면에서 타격을 받은 항공사들도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 제주항공은 지난달 15일 시초가(2만6,750원)와 비교할 때 14일 기준으로 약 17% 상승한 3만1,400원을 기록했다. 대한항공 주가도 이 기간 약 2% 상승했다. 중국 단체여행객이 줄었지만 내국인 관광이 증가하고 중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에서도 한국을 찾는 발길이 늘어 항공사 주가가 회복세를 보였다는 분석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10일까지 중국 관광객은 37.3% 줄었지만 일본(23.7%), 동북아(15.8%), 동남아(14.4%), 미주(4.3%), 유럽(15.2%), 대양주(15.1%)의 관광객은 늘었다. 올해 1·4분기 국제선 이용객도 전년 대비 11.8% 증가했다.

면세점과 화장품업체의 주가는 아직까지 회복이 요원하다. LG생활건강(051900)은 14일 기준 78만4,000원을 기록해 금한령 발표 후 약 7.1%가 하락했다. 같은 기간 아모레퍼시픽(090430) 주가도 2.16% 떨어졌다. 두 회사의 주가 하락률을 중국의 사드 보복이 시작된 2월 말과 비교하면 10%를 넘는다.

금한령 여파로 매출액 상승세도 꺾였다. 1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1·4분기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각각 6.26%, 5.42%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같은 기간 아모레퍼시픽이 20%, LG생활건강이 17%의 매출액 성장을 올린 것과 비교할 때 성장세가 크게 줄었다. 중국인 단체관광객의 감소로 면세점 매출에도 비상이 걸렸다. 인천공항공사와 케이프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이달 10일까지 면세점 매출은 전년 대비 1.6%가 증가했지만 중국인 매출은 2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경운기자 cloud@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