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송민순 문건 공개, 정치적 의도 다분한 주장"

기권 결정 후 北에 입장 통보
"북한에 물어볼 이유도 없고 물어본 적도 없어"
문재인, "제2의 NLL 사건, 비열한 색깔론이자 북풍공작"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이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북한대학원대학교으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송 전 장관은 2007년 참여정부의 유엔 북한인권 결의안 기권 과정을 담을 자신의 회고록 내용과 관련, 당시 정부가 사전 확인한 북한의 입장을 담은 것이라고 주장하는 문건을 21일 공개했다./연합뉴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측은 21일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의 문건 공개에 대해 “대선이 임박한 시기에 상당한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제기한 주장”이라고 말했다.

문 후보 측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취재진들과 만나 “분명한 것은 2007년 11월 16일 회의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북한 인권결의안 기권을 결정했다. 11월 16일 결정 후에 북한에 우리 입장을 통보했을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이날 오전 송 전 장관은 2007년 유엔의 대북 인권 결의안 표결 때 문재인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이 북한에 의견을 물어보라고 했고 이를 입증하는 근거라며 문건을 공개한 바 있다.

홍 대변인은 “11월 16일 대통령 주재하에 한 결정이 안 바뀌었다”면서 “이미 기권 결정이 정부의 공식 입장이란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4년 전에도 NLL을 가지고 안보 장사, 색깔론 공세로 국민의 공정한 선택을 가로막았다”면서 “송 전 장관의 경우 특정인 당선을 위해 활동한 적도 있었고 다분히 대선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정치적으로 (이 문제를) 활용하려는 의도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당시 안보정책조정회의 주재가 안보실장이었고 모든 외교·안보 사안과 국가 현안에 대한 최종 결정권자는 대통령”이라며 “대통령 결정 사안과 안보실장이 주무를 담당하는 문제를 비서실장이 북한에 물어보자, 말자 얘기하는 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반박했다.

문건의 진위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홍 대변인은 “송 전 장관이 밝혀야 할 문제”라고 답했다. 이에 권혁기 수석부대변인 또한 “저희가 입증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고 본다”면서 “(송 전 장관이 문건의 진위를 밝히고) 그와 함께 어떠한 의도를 가졌는지도 밝혀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문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에서 성평등 정책간담회를 갖고 기자들과 만나 “선거가 임박한 시기에 송 전 장관의 쪽지 공개는 지난 대선에 있었던 NLL 조작 사건과 유사하다”면서 “제2의 NLL 사건으로 선거를 좌우하려는 비열한 새로운 색깔론이자 북풍공작이라고 본다”며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 문제의 핵심은 송 전 장관이 주장하는 11월 16일 대통령 주재 회의 기권 방침이 먼저 결정됐느냐, 아니면 결정되기 전에 송 전 장관의 주장처럼 북에 먼저 물어본 후에 결정했느냐는 것”이라면서 “분명히 말하는데 11월 16일 대통령 주재 회의에서 기권 방침이 결정됐다”고 단언했다.

/하정연기자 ellenah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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