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어 본능 : 피리 소리에 맞춰 몸을 흔드는 인도 코브라의 행동은 춤을 추는 것이 아니라 외부 위협에 대한 방어 본능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럴 수 없다. 뱀은 외부의 소리를 모아 귓속으로 전달하는 외이(外耳)가 없고, 저주파 진동보다 약간 높은 정도의 소리만 들을 수 있다.
그렇다면 인도의 거리에서 피리를 불며 코브라를 춤추게 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된 걸까. 그들이 부는 악기는 조롱박을 깎아 만든 ‘풍기(pungi)’라는 것으로서 뱀은 풍기 소리 또한 전혀 듣지 못한다. 풍기로 뱀을 자극하거나 조종하는 것은 불가능한 것이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소재 캘리포니아과학 아카데미의 양서류 . 파충류학과장 로버트 드리위스 박사는 이렇게 말한다.
“코브라는 위협적인 것을 보면 몸을 일으켜 방어 자세를 취합니다. 즉 인도 코브라의 움직임은 전적으로 풍기를 부는 사람의 움직임에 의한 것이에요. 사람이 몸을 이리저리 흔들면 뱀도 따라서 몸을 흔드는 거죠.”
만일 뱀이 아닌 다른 동물이라면 어떨까. 그들도 음악에 반응하지 않을까. 1985년 길 잃은 혹등고래를 다른 혹등고래의 소리로 달래 주는 프로젝트에 참가하기도 했던 음악가 버니 크라우스의 전언으로는 음악에 반응하는 동물들도 있다.
“범고래와 돌고래에게 음악을 들려주자 잔뜩 호기심을 보이더군요. 그게 무슨 소리인지, 어디서 들려오는 것인지 알고 싶어 했어요.”
그러나 크라우스는 동물들의 반응만으로 동물이 인간처럼 음악을 즐긴다고 볼 수는 없다고 강조한다.
“새들은 박자에 맞춰 고개를 까닥거리고, 침팬지들은 록 밴드와 함께 키보드를 연주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들이 음악을 즐길 리는 없어요. 자연상태의 동물들은 특별히 지루함을 달랠 필요가 없으니까요.“
서울경제 파퓰러사이언스 편집부 / edited by Ryan Bradl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