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매각 성사 여부가 늦어도 이달 말 결판날 것으로 전망된다. 금호 상표권 협상에 너무 많은 시간을 허비하면 오는 9월 말까지 정해진 매각 기간 안에 매각을 클로징(종료)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채권단이 사실상 이달 말을 상표권 협상 데드라인으로 설정해놓고 있어서다. 사실상 채권단이 금호타이어 매각에서 ‘초읽기’에 몰린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상표권 협상에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 측이 양보할 가능성이 낮아 사실상 매각 무산으로 흐르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15일 금호타이어 주주협의회(채권단)에 따르면 최장 5개월간 매각 협상을 할 수 있다는 내용의 주식매매계약(SPA)에 따라 올해 9월23일까지 매각을 완료하기 위해서는 늦어도 이달 말까지 상표권 협상이 어떤 식으로든 매듭지어져야 한다. 상표권 협상 외에 6월 만기가 돌아오는 1조3,000억원의 채권의 만기를 5년 연장하는 방안을 협의해야 하고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을 신고해 승인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산업통상자원부에 금호타이어 방산 부문 매각 승인을 받는 절차도 최대 한 달 이상 걸릴 수 있다. 채권단은 이 같은 물리적인 절차를 감안하면 이달 말까지는 어떤 식으로든 상표권 협상을 끝내야 매각 일정을 맞출 수 있다는 계산이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상표권 협상을 위한 시간이 많이 남아 있지 않다”며 “9월23일이 클로징데이(closing day)인 만큼 이달 말까지는 상표권 협상을 마무리 지어야 한다”고 말했다.

‘금호 상표권’ 협상은 박 회장 측이 금호 상표권 20년 사용, 해지 불가, 사용 요율 0.5% 조건으로 수정 제안하자 더블스타 측이 거부한 상황이다. 이에 산업은행은 16일까지 다시 조정해달라고 요구한 상태다. 금호 상표권 허용 결정권을 가진 금호산업은 내부 일정 등을 이유로 이달 19일 이사회를 열고 재논의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사회가 열리더라도 금호산업이 기존의 입장과 다른 안을 수정 결의하지 않으면 사실상 매각이 결렬되는 분위기로 흐를 가능성이 크다. 산은은 이번 매각이 무산되면 금호타이어 기업가치가 급락할 수 있다고 보고 어떻게든 매각 성사에 나설 방침이다. 일부에서는 산은이 더블스타의 금호 상표권 20년 의무사용에 따른 부담을 우회적인 방법을 통해 경감해주는 방안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동시에 매각이 무산되면 박 회장의 경영권 박탈과 금호타이어의 프리패키지드플랜(P-Plan)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산은의 한 관계자는 “현 상황에서 P플랜은 전혀 고려한 적도, 언급된 적도 없다”며 “현재는 매각 성사가 당면 과제”라고 말했다.

/김흥록기자 ro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