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이 신용대출 한도금액을 1억원으로 잇따라 상향하고 있다. 모바일 채널로 특화한 케이뱅크나 외국계인 한국씨티은행이 한도 상향에 나서면서 시중은행들이 잇따라 경쟁에 가세하는 형국이다.
11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난 10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위비뱅크’에서 신청이 가능한 ‘위비 직장인·공무원 대출’의 한도를 기존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2배 높였다. 이는 이 대출이 2015년 11월 출시됐을 때의 한도 3,000만원보다 훌쩍 높아진 수준이다. 우리은행의 한 관계자는 “대출 한도를 늘려달라는 요청이 꾸준히 들어왔다”며 “한도 확대가 모바일 상품 경쟁력 제고와 우량 대출자산 확대로 이어지기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른 은행들도 모바일을 통해 받을 수 있는 신용대출의 규모를 대폭 늘렸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말 1억원까지 대출이 나가는 모바일 상품 ‘신한 S드림 신용대출’을 출시했다. 이전에는 모바일 전용 신용대출로 1,000만원 한도의 ‘써니 직장인 대출’만 있었다. KB국민은행도 올해 5월 말 모바일과 인터넷에서 신청이 가능한 ‘KB 와이즈 직장인 대출’의 한도를 기존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높였다.
시중은행들이 신용대출 한도를 잇따라 상향하고 나선 것은 올 4월 출범한 케이뱅크가 한도 1억원의 ‘직장인K신용대출’을 선보였는데 3개월여 만에 목표액을 초과하는 등 인기가 확인된데다 우량 신규 고객 발굴을 위해 외국계인 씨티은행이 1억원 이상의 모바일 신용대출 상품을 선보이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씨티은행은 1억4,000만원이라는 높은 한도에다 간편하고 빠른 심사와 실행으로 직장인에게 명성이 자자했던 ‘직장인 신용대출’을 모바일에서도 취급하기 시작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영업점을 찾지 않고 스마트폰 터치 몇 번으로 대출을 받는 시스템이 확산되면서 모바일 대출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한도 1억원의 신용대출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또 ‘모바일 앱 온리(only)’ 전략을 내세운 카카오뱅크가 이달 말에 등장하면 모바일에 익숙한 세대들의 수요를 순식간에 빨아들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맞불 차원에서 ‘이벤트성’으로 한도 1억원의 신용대출 상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는 분석이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은 모바일 채널에서 시범경기를 벌였다면 이제는 전면전이 시작된다는 분위기”이라며 “모바일에 익숙한 세대들을 놓치지 않기 위한 다양하고 재빠른 움직임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조권형기자 buzz@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