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이 2015~2016년 면세점 사업자 선정을 조작했다는 감사원 발표가 나오면서 면세점 업계가 아비규환에 빠졌다. 당장 허가제로 운영되는 면세점 사업자 선정 제도가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 상황이다. 이렇다 보니 올해 말 특허가 만료되는 사업장에 대해 어떤 기준을 적용할 지 조차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 여기에 지난해 말 입찰에서 특허권을 새로 따낸 현대백화점면세점(코엑스)과 신세계면세점(강남 센트럴시티) 등의 개점도 무기 연기될 가능성이 커졌다.

◇ 롯데면세점 코엑스점, 어떤 기준 적용하나 =현재 면세점 사업권은 ‘허가제’로 운영되고 있다. 허가제가 이번 면세점 게이트의 원인이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신고·등록제’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올 12월 말 특허가 만료되는 롯데면세점 코엑스점과 한화갤러리아가 최근 특허를 반납해 공중분해 된 제주공항면세점의 사업자 선정이 일정대로 추진될 수 있을지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코엑스점은 12월 특허 만료에 앞서 7월 중 사업자선정 공고가 나가야 하는 시점임에도 불구하고 관세청이 감사원 조사를 받으면서 계속 늦춰져 왔다. 롯데면세점 측은 검찰 수사로까지 이어진 상황인 만큼 공고가 더 늦어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관세청 고시에 따라 특허 공고가 늦게 나더라도 세관장 재량으로 6개월까지 추가 영업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운영상 문제 될 것은 없다. 하지만 기존대로 입찰을 할지 제도개선이 이뤄진 후 새로운 제도를 적용할 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한화가 사업권을 반납한 제주공항 면세점도 오리무중이다. 당초 계획대로 라면 오는 8월 말로 면세점 운영이 종료된다. 하지만 ‘면세점 게이트’가 터지는 바람에 공항공사의 특허공고는 당분간 물 건너간 상황이어서 공항공사 측과 협의해 다른 사업자가 들어올 때까지 운영을 지속할 수도 있다. 한화 측은 계약만료 후 추가 운영과 관련, 공항공사 요청 시 임대료 인하 협의 등을 진행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 신규 면세점 개장, 무기 연기 가능성 = 지난해 말 입찰에서 특허권을 새로 따낸 현대백화점면세점(코엑스)과 신세계면세점(강남 센트럴시티)의 개점도 무기 연기될 가능성이 높다. 규정상 신규면세점 사업자는 특허 취득 이후 1년 이내인 올해 12월까지 영업을 시작해야 하지만, 업계는 사드 보복 등에 따른 불확실성 확대를 이유로 영업 개시일 연기를 요청한 바 있다. 여기에 면세점 비리까지 불거진 것이다.

현재 이들 신규 업체들은 사드 보복 등으로 개점 시기를 더 늦추고 싶은 것이 사실이다. 이번 면세점 비리가 이들 사업자 입장에서는 썩 나쁘지 만은 않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이 좋았다 나빴다 곡선을 타는 것을 당연한 것인데 1년까지 유예한데 이어 또 다시 늦게 오픈하라고 허가해 주면 이는 형평성에 맞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심희정기자 yvett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