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급여력(RBC) 비율 등 재무건전성이 낮은 보험사일수록 연금저축보험 상품의 계약 유지율이 떨어지는 것으로 집계됐다.
25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5년 유지율이 집계되는 생명보험 업계 연금저축 상품 23개(계약건수 1,000건 미만 제외) 중 올 1·4분기 말 기준 유지율이 가장 낮은 상품은 흥국생명의 ‘뉴그린필드연금(46.2%)’으로 나타났다. 유지율이 46.2%라는 것은 해당 상품 계약자 2명 중 1명 이상이 가입 후 5년도 안 돼 계약 유지를 포기했다는 의미다. 알리안츠생명의 ‘나이스플랜연금보험(54.9%)’도 간신히 유지율 50%선을 지키고 있다. 이 밖에 한화생명 ‘하이드림연금보험(60.4%)’, DGB생명 ‘우리희망자유적립식연금보험(62.5%)’, IBK연금 ‘IBK연금보험(65.3%)’, KDB생명 ‘노후사랑연금보험(67.5%)’, 신한생명 ‘참알찬연금보험(69.9%)’ 등도 5년 유지율이 70%를 밑돌았다.
연금저축은 가입 후 최소 5년 이상 유지하고 만 55세 이후부터 연금을 수령하는 장기상품이다. 정부에서는 국민들의 사적 노후 대비 금융 상품으로 가입을 장려하기 위해 장기 유지에 대한 대가로 연간 400만원 한도 내에서 납입액의 13.2%에 세액 공제 혜택을 주고 있다. 하지만 5년 이내 중도 해지를 하면 해지 환급금의 16.5%가 기타소득세로 떼이기 때문에 계약자가 그만큼 손해를 보게 된다. 재무건전성이 떨어지는 보험사들이 연금저축보험을 집중적으로 판매하고 있지만 고객들이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보험사의 재무건전성 등을 따져 대형 보험사로 갈아타기 하다 보니 유지율도 낮아지고 고객들이 의도치 않게 피해를 보는 것이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대표적인 노후 대비 상품으로 꼽히는 연금저축보험의 경우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고객들이 재무 안정성이 큰 대형 보험사를 선호한다”며 “보험을 들고 나서 재무 건전성이 떨어지는 보험사에 대해 장기적으로 함께 가는 데 불안감을 느껴 (대형 보험사 상품으로) 갈아타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5년 유지율이 하위권인 상품을 보유한 보험사들은 RBC 비율이 대부분 생보 업계 평균보다 낮았다. 올 1·4분기 생보사 RBC 비율은 KDB생명이 124.4%로 가장 낮았고 흥국생명(148.5%), DGB생명(184.6%), 한화생명(202.0%), 알리안츠(217.8%) 순으로 나타났다. 이들 생보사들은 업계 평균(226.8%)보다 낮은 RBC 비율을 나타냈다. 손보 업계 역시 RBC 비율이 낮은 업체일수록 연금저축보험 유지율도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올 1·4분기 손보 연금저축보험 중 5년 유지율이 가장 낮은 상품은 동부화재 ‘다이렉트미래설계(42.0%)’, 롯데손보 ‘3L명품연금(47.4%)’, 흥국화재 ‘행복디딤돌보험(48.64%)’ 등으로 50%에도 미치지 못했다. /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