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퍼스트 무버] 홈플러스, 기업 체질 개선·협력사와 상생 강화

홈플러스는 최근 자사 생일까지 바꾸는 체질 개선 노력으로 실적을 대폭 개선했다. 앞으로 협력사들과의 상생 관계를 더 강화해 업계 경쟁력 확보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입장이다.

홈플러스는 지난해에 3,209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전년 2,490억 원 적자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이익이 무려 5,699억 원이나 늘었다. 지난해 소비 침체와 영업 규제 등으로 대부분의 유통업체들이 몸살을 겪었던 점을 감안하면 괄목할 결과다.

업계에서는 이를 지난해 취임한 김상현 홈플러스 대표 효과로 해석하고 있다. 김 대표 취임 이후 홈플러스는 상품 경쟁력 강화, 매장 리뉴얼, 조직문화 재편 등 전사적 체질개선 작업에 매달렸는데, 그 결과가 실적으로 드러났다는 평가다.

상품 부문에서는 기존 가격경쟁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품질’과 ‘가성비’ 강화에 주력했다. 농가와 협력사에게 수익을 보장해줘야 고객에게 좋은 상품을 제공할 수 있고, 유통업체도 중장기 성장성을 보완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세부적으로는 신선식품 분야에서 품질 관리가 뛰어난 농가에 ‘신선플러스 농장’ 인증제를 도입했고, 국내외 산지·유통 전문가들과 협업해 산지 수확, 포장, 운송, 진열 등 유통 전 과정을 개선하는 ‘신선의 정석’ 캠페인도 펼쳤다.


또 직원들이 부문별로 돌아가면서 직접 주요 산지로 출근해 환경 개선, 일손 돕기, 소외계층 지원 등 농가 밀착관리에 나서기도 했다. 홈플러스는 올해 신선플러스 농장을 80여 개에서 130개, 생산농가 기준으로는 1,000여 개에서 2,000개로 늘리고 우수 품질 농산물 양해각서(MOU)도 전 지자체로 확대할 계획이다.

가공식품 분야에서는 ‘토종’의 힘을 보여주는 협력에 집중했다. 간편식 분야에서는 지난해 CJ 스팸과 오뚜기 라면사리를 사용하고 각 회사 로고와 디자인을 그대로 살린 ‘진짜스팸 부대찌개’를 론칭해 100만 개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다. 세계맥주 강세 일변도 시장에서 중소 맥주회사와 손잡고 ‘지역맥주’, ‘토종맥주’ 붐을 일으키기도 했다. 특히 세븐브로이와 협업한 ‘강서맥주’는 국내 대기업 스테디셀러 병맥주를 제치고 1위를 차지하는 등 돌풍을 일으켰다. 홈플러스가 롯데제과 측에 아이디어를 제공해 만든 ‘죠스통’, ‘수박통’은 출시 3개월인 현재 아이스크림 매출 1위에 올랐다.

이뿐만 아니라 홈플러스는 지난해 심지어 회사 생일까지 바꿨다. 창립일을 기존 삼성물산과 테스코가 합작한 1999년 5월에서 홈플러스 1호점인 대구점의 오픈일, 1997년 9월 4일로 수정했다. ‘진짜 홈플러스’의 초심을 되찾고, 18살이 아닌 20살의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자는 의미였다.

홈플러스는 무엇보다 앞으로도 공정한 거래문화 정착에 더욱 힘을 써 성장의 발판으로 삼을 계획이다. 지난해 이미 갑질 근절을 위한 ‘무관용 정책’을 수립하고 김 대표를 포함한 전 임직원이 서약했다. 또 공정하고 투명한 거래문화 정착을 위해 ‘공개 입찰 제도’를 도입, 경쟁력을 갖춘 회사라면 누구나 거래할 수 있도록 업체 선정 과정을 투명하게 바꿨다. 아울러 열린 소통 문화 조성을 위해 본사 전 부문과 연구센터, 매장을 통합한 오픈형 오피스를 구축했다.

김 대표는 “올해는 고객에게 집중하는 ‘고집 경영’을 바탕으로 대한민국 최고의 상품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며 “또 모든 채널에서 최상의 맞춤형 쇼핑환경을 구현해 건실한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

홈플러스 강서 신사옥. /사진제공=홈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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