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현지시간) 무장세력의 공격을 받은 베네수엘라 북부 발렌시아의 푸에르테 파라마카이 군 기지에서 군인들이 기지 주변을 돌던 차량을 세우고 탑승자 2명의 무릎을 꿇린 채 신원을 확인하고 있다. /발렌시아=AP연합뉴스
베네수엘라 국경수비대 차량이 6일(현지시간) 발렌시아시에서 반정부시위대의 바리케이드를 뚫고 지나가고 있다. /발렌시아=AFP연합뉴스
정국 혼란이 이어지고 있는 베네수엘라에서 반정부 무장세력이 군기지를 습격했다가 진압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5개월째로 접어든 정부군 대 반정부시위대 간 유혈충돌이 내전으로 번질 가능성에 점차 무게가 실리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6일(현지시간) 오전4시30분께 베네수엘라 카라보보주의 발렌시아에 위치한 군 기지가 무장세력의 공격을 받았다. 총격전 과정에서 무장세력 중 2명은 숨지고 8명은 체포됐다. 헤수스 수아레스 초우리오 장군은 VTV방송에 출연해 “이번 공격은 어수선한 정국을 틈타 미국 제국주의와 결탁한 극우주의자들이 고용한 테러리스트 무장단체 용병들이 벌인 소행”이라며 “무장세력은 간신히 일부 무기를 탈취했다”고 비난했다.
무장세력은 이날 군 기지 공격에 앞서 소셜미디어서비스(SNS)에 반란을 예고하는 동영상을 게시했다. 자신을 국가수비대 대위라고 밝힌 후안 카를로스 카구아리파노는 자체 제작해 온라인에 배포한 동영상에서 “절대독재의 폭정에 맞서 우리 조국의 헌법과 민주주의를 복원하기 위해 봉기했다”며 헌법질서 재정립을 위한 과도정부 구성과 자유선거 시행을 촉구했다. 베네수엘라 군 당국은 3년 전 제명된 카구아리파노를 제외한 나머지 가담자들이 모두 민간인이라고 주장했다.
베네수엘라의 반정부 움직임이 군부대 공격으로까지 비화한 가운데 외신들은 제헌의회 출범 이후 니콜라스 마두로 정부와 야당ㆍ반정부세력 간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져 내전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고 전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정권에 충성을 맹세한 베네수엘라 군 지도부와 달리 반정부시위가 시작된 뒤 최소 106명의 군인이 반란·반역 혐의로 수감되는 등 이미 군의 균열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야권은 무력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폭압 정권에 저항해야 하며 군이 마두로 축출을 위한 쿠데타를 일으켜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가디언은 “현재로서는 마두로 정권의 전복이나 국제사회의 중재 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베네수엘라는 더 깊은 경제적인 침체와 갱들의 폭력, 제도적인 붕괴, 난민 발생 등의 위기에 빠져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미란다=EPA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