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8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1·2차 협력사 경영진과 함께 ‘함께하는 성장’ 상생결의대회를 개최했다. 김돈한(앞줄 왼쪽부터) 비씨엔씨 대표와 조대식 SK수펙스 추구협의회의장, 엄평용 유진테크 대표가 손을 들어 맞잡은 채로 동반성장을 다짐하고 있다. 이날 결의대회에는 조대식 의장 외에도 최광철 SK수펙스추구협의회 사회공헌위원장, 장동현 SK㈜ 사장,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등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가 참석했다. /사진제공=SK그룹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계열사 임원들과 격의 없이 토론하는 ‘원탁 포럼’을 만든다. 평소 소통을 즐기는 최 회장이 최고경영자(CEO)들에 이어 현장 임원들과도 머리를 맞대며 ‘사회와 함께하는 딥체인지 2.0’의 철학을 공유하고 정착시켜 나가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8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최 회장과 계열사의 실무를 담당하는 임원들이 함께 참여하는 ‘이천포럼’, 일명 원탁포럼을 만들기로 했다. SK그룹 관계자는 “정기적으로 계열사 임원이 참석하는 포럼 형식의 자리를 준비하고 있다”며 “최 회장 역시 관심 있는 주제에 대해 참석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포럼은 정기적으로 주제를 정해 외부 연사를 초청해 강연한 뒤 이를 바탕으로 참석 임원들의 자유로운 토의가 진행되는 ‘원탁 토의’ 형식이다. 임원들은 자신의 직무에 맞거나 관심 있는 주제로 포럼이 공고되면 ‘수강 신청’하듯 지원해 참석하는 방식으로 운영될 것으로 알려졌다. 예컨대 ‘사회적 기업’이라는 주제로 포럼이 열리면 계열사 전략·기획 임원이나 사회공헌 임원이 참석해 강연과 토론을 진행하게 되는 식이다. 특정 주제에 대해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계열사 임원들이 대거 참석할 것으로 보여 포럼을 통해 그룹과 각 계열사의 현안을 전반적으로 논의하게 되는 자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최 회장은 상반기 ‘확대경영회의’와 하반기 ‘CEO 세미나’를 통해 1년에 두 차례 그룹 최고경영자들과 함께 의견을 나누고 있지만 현장 임원들과 함께 소통하는 자리는 별로 없는 편이다. 이 때문에 계열사 임원들이 참여하는 토론의 장을 새로 만든 것은 최 회장이 새롭게 제안한 ‘사회와 함께하는 딥체인지 2.0’의 철학을 현장 임원들과 직접 공유하고 더 나은 아이디어를 얻으려는 조처로 파악된다. 그룹 한 관계자는 “‘딥체인지 2.0’을 제대로 추진하기 위해서 늘 공부하고 배워야 한다는 것이 최 회장의 생각”이라며 “이런 철학을 임원들에게 직접 알릴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지난 6월 수펙스추구협의회를 비롯해 16개 계열사 40여명의 최고경영자와 함께한 확대경영회의에서 사회와 함께하는 딥체인지 2.0의 비전을 밝힌 후 이를 실천하기 위한 제도와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지난달 7,200억원 규모의 협력사 지원 방안을 내놓았으며 SK그룹의 자산을 공공과 나누는 ‘공유 인프라’ 태스크포스(TF)도 꾸렸다. 아울러 사회적 기업 지원을 위해 사회적 가치 측정 체계 구축, 자금 지원, 판로 지원 등을 벌이고 있으며 최근에는 1·2차 협력사와 함께 ‘상생협력 실천 결의문’도 채택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올 초 사회적 책임을 강조한 정관을 변경하는 등 SK그룹이 지향하는 바는 명확해 보인다”며 “최근 움직임은 이를 뒷받침할 제도와 기업문화를 조성하는 차원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박성호기자 jun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