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印尼에 상용차 생산공장 짓는다

현지업체와 50대 50 비율 합작사
내년 하반기 생산 목표 테스트 진행
印尼 상용차 규모 국내 시장 1.5배
'무관세' 적용돼 수출량 크게 늘듯



현대자동차가 인도네시아에 상용차 생산 거점을 마련하기 위해 나섰다. 현지 업체와 합작법인 형태로 생산시설을 확보해 폭발적 성장이 예상되는 인도네시아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최근 인도네시아 탕그랑시 컨벤션센터(ICE)에서 열린 제25회 인도네시아 국제오토쇼(GIIA)에서 이르면 내년 하반기 조인트벤처(JV) 방식으로 인도네시아에 상용차 생산공장을 설립, 본격적으로 판매 확대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현대차는 현지업체와 50대50의 비율로 합작사를 세울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가 인도네시아에 상용차 공장을 확보하게 되면 중국 사천현대와 터키에 이어 세 번째 해외 상용차 공장이 될 것이란 전망도 있다.

현대차는 2018년 하반기 현지 생산 시작을 목표로 현재 반조립 제품(CKD)을 공장에 투입해 실제 생산이 가능한지 테스트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공장 완공 후 생산 규모는 1,000여대로 시작해 향후 수요에 따라 물량을 확대할 예정이다. 인도네시아 현지 언론들은 “인도네시아뿐 아니라 동남아 인근 주요국에 수출하는 물량까지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차는 인도네시아에서 지난 2006년 한상(韓商) 업체인 코린도와 2007년부터 반조립제품(CKD)을 현지에서 조립 생산해 판매했다. 하지만 2011년 6월 생산을 중단했다. 그 이후 완성차 형태로 수출을 모색했다. 현지 유통업체인 현대상용차인도네시아(HOKI)는 ‘엑시언트’와 ‘마이티’ 판매를 준비 중이다. 하지만 관세 등의 문제로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면서 판매량은 미미한 수준이다. 승용과 상용을 합친 현대차의 인도네시아 판매량은 올해 6월까지 571대다. 시장 점유율은 0.1% 수준이다. 인도네시아 시장은 도요타(36.6%), 다이하츠(17.7%), 혼다(17.5%) 등 일본 업체가 장악하고 있다.

현대차의 이번 합작사 설립 이유는 인도네시아 상용차 시장의 폭발적 성장 때문이다. 인도네시아 상용차 시장 규모는 동남아 주요 시장 중 가장 큰 규모다. 인도네시아 자동차협회(GAIKINDO)에 따르면 올해 6월까지 버스와 트럭 등 상용차 시장 규모는 총 4만1,295대로 국내 시장의 1.5배 수준이다. 현대차 주력인 10톤 이상 차종 판매량은 지난해 대비 11% 증가했다. 전체 트럭 판매가 10%가량 줄었는데도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동남아 상용차 시장 공략을 강화하겠다는 의미도 있다. 아세안 국가들은 자유무역협정(ATIGA)에 따라 자동차 수입 관세가 2018년부터 면제된다. 인도네시아에서 생산된 차량은 인근 베트남 등 주요국에 무관세로 팔 수 있다.

현대차의 상용차 판매량은 수년째 제자리걸음이다. 2013년 10만5,082대였던 상용차 판매량은 2014~2015년 9만대 수준으로 줄었다가 지난해 10만1,999대로 회복했다. 이 때문에 새로운 수요처가 필요하다는 견해가 많았다. 현대차가 대형 트럭의 해외 생산 비중을 늘리는 기조와도 맞닿아 있다. 현대차의 대형트럭 해외 생산량은 2014년 2만7,303대에서 2015년 3만6,574대, 2016년에는 4만3,023대로 늘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 고전하는 상황을 동남아 시장을 통해 돌파하려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강도원기자 theo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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