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언론 텔레수르에 따르면 베네수엘라와 중국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고위급회담을 열어 베네수엘라 유전광구 800개를 재활성화하는 사업에 중국이 참여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베네수엘라는 중국으로부터 차관 형태로 약 150억달러를 지원받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 베네수엘라 정부와 국영 석유기업 PDVSA는 중국 차관을 활용해 오는 10~11월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 38억달러를 상환하면서 급한 불을 끄려는 것으로 보인다.
마두로 대통령은 또 러시아 방문 의사를 밝히며 위기 속에서 러시아를 ‘최후의 보루’로 여기고 있다는 뜻도 내비쳤다. 마두로 대통령은 러시아 측에 채무상환 연기, 추가 차관 제공, 밀·의약품 등 인도주의 지원을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도 중남미와 미국에서의 영향력을 높이는 교두보로 베네수엘라를 적극 활용하기를 원해 양국의 밀월 관계가 깊어질 가능성이 높다. 러시아는 올 초 국영 석유회사 로스네프트를 통해 PDVSA에 10억달러를 원유대금 명목으로 지급한 바 있다.
미국은 베네수엘라에 대한 양국의 영향력 확대에 긴장하고 있다. 특히 러시아 로스네프트가 지난해 PDVSA에 15억달러를 빌려주며 이 회사의 미국 계열사인 시트코 지분의 절반가량을 담보로 잡은 데 대해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러시아가 추가 자금수혈에 나설 경우 담보 규모를 더 키울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미 의회가 미국 내 정유능력의 5%를 담당하는 시트코가 러시아로 넘어가는 상황을 막기 위해 대러 경제제재 확대 등의 카드를 고려 중이라고 전했다.
/연유진기자 economicu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