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경영 강화 나선 기아차…르클레어 전 창청기차 디자인 총괄 영입

BMW SUV 및 M 브랜드 디자인 담당
창청기차서 하발 H6 디자인 맡아
중국 유럽 SUV 시장 통할 경쟁력 확보 가능할듯

기아자동차가 세계 최고 수준의 디자이너를 영입해 또 한번 ‘디자인 경영’ 강화에 나섰다.

기아차는 14일 피에르 르클레어(사진) 전 중국 창청기차 디자인 총괄을 영입했다고 14일 밝혔다. BMW M브랜드 총괄 디자이너도 맡았던 인물이다. 이달 말부터 기아차에 합류해 피터 슈라이어 디자인 담당 사장, 윤선호 기아디자인센터장 등과 함께 중장기 디자인 전략과 방향성을 재정립하고, 기아차의 내·외장디자인 뿐 아니라 칼라디자인, 소재까지 전 영역에 걸쳐 디자인 혁신을 담당한다. 한국의 기아디자인센터를 중심으로 미국, 유럽, 중국의 디자인 거점 간 유기적 협력 강화를 추진함으로써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하는 디자인 체계를 구축하는데 기여한다.

르클레어 상무는 유럽, 미국, 중국 등 주요 자동차 시장을 두루 경험한 세계 몇 안되는 스타 디자이너다. 기아차 관계자는 “각 시장에 대한 균형 잡힌 시각을 바탕으로 기아차 디자인 경쟁력과 위상을 한 단계 높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고 말했다.

르클레어 상무는 그동안 파격적이고 실험적인 디자인들은 시장에 큰 반향을 불러왔다. 벨기에서 1972년 태어난 그는 미국 캘리포니아 디자인 아트 센터(Art Center College of Design)에서 운송디자인학과를 졸업한 후 슈퍼카 디자인으로 잘 알려진 이태리 디자인회사 자가토(ZAGATO)와 뮌헨의 BMW 디자인 스튜디오에서 인턴을 경험했다. 이후 이탈리아 토리노에 있는 포드 디자인 스튜디오로 자리를 옮겨 포드 GT 등 다양한 모델의 내외장 디자인에 참여했다. 2000년부터는 LA에 있는 BMW 미국 디자인 스튜디오에서 BMW, 미니, 롤스로이스 등 다양한 브랜드의 양산차 디자인에 참여했다.

2004년에는 BMW 본사가 있는 독일 뮌헨으로 옮겨 SUV 모델인 X5(2세대)와 X6(1세대)를 연이어 디자인하면서 이들 모델로 대표되는 BMW의 SUV 디자인 정체성을 확립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뛰어난 디자인 역량을 인정받아 2011년부터는 BMW 고성능 브랜드인 ‘M’의 총괄 디자이너로 이동해 M3, M4, X5M, X6M 등 파격적이면서 역동적인 디자인을 선보이며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후 세계 자동차 시장의 중심이 된 중국시장 경험을 위해 2013년 중국 창청기차 디자인 총괄로 자리를 옮겼다. 창청기차 디자인 조직과 프로세스를 체계화하고 수십 종에 이르는 디자인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특히 올해 4월 상하이 모터쇼를 통해 선보인 하발 H6 신형 모델은 완성도 높은 디자인으로 호평을 받았다. 기아차가 성장하기 위한 키워드인 중국, 유럽, SUV에 대한 경험을 두루 갖췄다는 평가다.

기아차 관계자는 “창의적이고 역동적인 디자인을 추구해온 피에르 르클레어의 디자인 성향은 기아차 디자인 DNA에 가장 부합한다”며 “전 세계에 판매되는 기아차 디자인의 모든 프로세스에 관여하면서 그 동안 그가 쌓아온 디자인 역량을 한껏 쏟아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르클레어 상무는 “그 동안 기아차 디자인에 대해 늘 많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었다”며 “기아차의 디자인 혁신 과정을 함께 할 수 있다는 사실에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한편, 피에르 르클레어 상무 영입을 계기로 기아차는 그 동안 꾸준히 공들여온 ‘디자인 경영’에 더욱 박차를 가하게 됐다.

기아차는 2006년 당시 세계 3대 자동차 디자인 거장으로 꼽히던 아우디 디자인 총괄이었던 피터 슈라이어를 영입하면서 ‘디자인 경영’을 선언했다. 이후 기아차 디자인 방향성인 ‘직선의 단순화’가 적용된 신차들이 시장에서 큰 호응을 얻고 브랜드 인지도도 크게 개선되면서 기아차가 글로벌 핵심 자동차 회사로 거듭나는 밑거름으로 작용하고 있다. /강도원기자 theo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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