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웅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수석연구원
최근 발표된 2017년 세법개정안에 따르면 앞으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의 혜택이 더 늘어난다. ISA의 비과세 한도금액이 일반형은 기존 20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서민형은 기존 25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비과세 혜택이 크지 않다는 ISA의 단점을 개선한 것이다.
엄격했던 중도인출 제한이 풀리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전에는 근로자가 퇴직했거나 사업소득자가 폐업하는 등 특별한 사유가 아니면 중도인출이 불가능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아무 조건 없이 계약을 유지하면서도 가입자가 필요할 때 자유롭게 중도인출할 수 있다.
그동안 저조했던 운용실적도 금융투자회사를 중심으로 개선되는 추세다. 이는 ISA가 유용한 재테크 수단으로 부상하는 데 좀 더 힘을 실어주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7월말 기준으로 25개 금융사의 ISA 평균 누적수익률은 6.6%로 나타났다. 금융시장의 전반적인 호조, 다양한 모델 포트폴리오 상품의 강화 등이 ISA 수익률을 끌어올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여러 측면에서 ISA가 근로자나 자영업자 등 중산층 이하의 재산형성에 제대로 된 도우미 역할을 기대해볼 수 있는 상황이다.
선진국 대비 우리나라의 가계자산 중 금융자산의 비중은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요즘과 같은 저금리 시대를 살면서 금융상품을 활용한 종합적 자산관리는 일부 돈 많은 사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중산층·서민의 재산형성에도 반드시 필요한 요소이고 이러한 점들이 정책에 반영되고 있다.
다만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금융업계에선 아직 보완해야 할 부분이 많이 있다는 지적이 들려온다. 비과세 한도를 늘려주기는 했지만 이는 기존 가입 대상자만을 위한 혜택일 뿐, 국민통장의 지위를 얻기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많다. 2018년까지 한시적으로만 가입이 가능하고 기간 역시 5년이라는 점도 아쉽다.
이번 개정안은 서민형 ISA의 세제혜택을 크게 늘렸다. 하지만 전체 가입자 중에서 서민형의 비중이 크지 않다. 이 때문에 자금유입 효과 역시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금융업계에서는 18세 이상 전 국민을 대상으로 가입 자격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ISA를 성공적으로 유지하고 있는 영국이나 일본은 가입자격을 제한하고 있지 않다. 정부가 ISA에 좀 더 많은 혜택을 주는 방안을 검토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물론 자산형성의 어려움을 환경 탓으로만 돌릴 수는 없다. ISA 제도의 활성화, 세제혜택 범위와 관계없이 금융소비자 입장에서 자산관리에 대한 고민을 좀 더 적극적으로 해야 할 것이다. 다양한 금융투자상품에 대한 학습과 경험을 통해 적절한 자산관리 방법을 찾아 나가야 한다. ISA는 그 과정에서 좋은 수단이 돼 줄 것이다.
/김진웅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수석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