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PBS 경쟁…증권사 전략도 각양각색

1위 삼성증권, 채권형 집중공략
NH투자증권은 증권대차풀 자신
미래에셋대우는 2기 시장 준비
후발주자 신한금투 해외 눈돌려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이 달아오르자 증권사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 역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헤지펀드 운용에 필요한 대차와 증권대여, 리서치 등의 부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PBS가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의 종합금융투자사업자에게 새로운 수익원으로 부상한 까닭이다. 특히 올해부터 신한금융투자가 PBS 시장에 뛰어들면서 증권사의 PBS 차별화 경쟁이 더욱 뜨거워졌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형 헤지펀드 설정액은 지난 18일 기준 12조7,693억원으로 증가했다. 이 중 642개 펀드 12조3,622억원의 자금이 PBS로 관리되고 있다. 지난해 말 6조원대 중반의 설정액이 6개월만에 두 배 이상 늘어났다.

팽창하는 헤지펀드 시장을 빠르게 흡수한 곳은 삼성증권(016360)이다. ‘만년 3등’을 극복하고 국내 PBS 최초로 4조원의 설정액을 기록하며 1위에 올라섰다. 삼성증권은 안정성을 강조한 채권형 헤지펀드를 집중 공략했다. 증권사 인하우스 헤지펀드인 교보증권 채권형 펀드가 2조원 넘게 판매됐는데 해당 펀드의 PBS를 맡아 일거에 점유율을 27.7%에서 32.5%로 수직상승시켰다. 무엇보다 삼성증권의 10만명이 넘는 고액자산가 풀이 판매능력으로 연결된다는 평가다.


NH투자증권(005940)은 증권대차풀에서 자신감을 보인다. 시장 점유율과 같이 얼마나 많은 헤지펀드 고객을 확보했느냐를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헤지펀드 지원을 위한 증권대차풀 규모가 경쟁력의 척도라는 주장이다. 증권대차풀이란 헤지펀드에 빌려줄 수 있는 주식자산 규모를 의미한다. 즉, 한국형 헤지펀드의 주요 전략인 롱쇼트 전략을 지원하는데 증권대차풀이 많을수록 공매도 전략 수행이 용이해진다. 2012년 시장이 형성된 한국형 헤지펀드의 증권대차풀 규모는 고작 4조원을 넘는 수준이었지만 현재 6개사 대차풀 규모는 13조원에 육박했다. NH투자증권의 대차풀 규모가 압도적인 수준이다. 쉽게 말해 주식을 빌려줄 수 있는 PBS 능력에서 NH투자증권이 가장 앞서 있다는 뜻이다. 증권대차풀이 중장기적인 PBS 경쟁력의 척도라는 점에서 최근 점유율 하락은 일시적이라는 평가다.

KB증권은 점유율이 가장 낮았지만 빠르게 규모를 늘려가고 있다. 1%대 점유율을 1년여 만에 13.6%로 끌어올렸다. 신영증권 등 인하우스 헤지펀드 시장에 진출한 증권사들로부터 PBS 계약을 체결한 게 원동력이 됐다. 금융 계열사인 은행과 보험의 시너지 효과도 톡톡히 보고 있다.

미래에셋대우(006800)는 2기 헤지펀드 시장을 준비중이다. 글로벌 헤지펀드와의 거래로 국제 경쟁력을 높이는 새 시장이 곧 열릴 것이라는 판단이다. 미래에셋대우는 이미 세계 최대 헤지펀드 시장인 미국 PBS 시장에 진출했다. 뉴욕법인이 지난 1월 미국 금융산업규제당국(FINRA)으로부터 PBS 라이센스를 취득했으며 현지에서 RP중개, 유가증권 대차중개, 청산결제 등 PBS 업무 전반을 수행하고 있다. 내년부터 본격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후발주자로 PBS 시장에 뛰어든 신한금투도 해외 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다. 국내 헤지펀드 시장에 한정해 대차 수수료를 주 수익으로 삼아서는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수년간 다져진 해외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글로벌 헤지펀드를 국내에 들여오고 국내 운용사를 해외에 내보내는 등의 방식으로 수익원을 찾고 있다.

/송종호기자 joist189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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