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주
윤홍균
설민석
연초만 해도 올 한해 출판 시장은 문학, 그중에서도 소설이 평정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무라카미 하루키, 베르나르 베르베르, 김영하 등 국내외 대형 스타들의 신작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역사와 철학 등 인문학 분야의 ‘판정승’이다. 서울경제신문이 25일 예스24에 의뢰해 받은 올해 1~8월 도서 판매량(문제집·잡지 등 제외)에 따르면 1위를 차지한 작품은 ‘언어의 온도’였다. 이기주 작가가 쓴 이 책은 일상 속에서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말과 글의 어원과 유래를 철학적으로 사유한 저서다. 2위는 정신과 전문의인 윤홍균 원장의 ‘자존감 수업’이었다.
그러나 여름을 기점으로 소설들이 다시 추격에 나선 모양새다. 예스24의 6~8월 판매량 집계에서 소설의 경우 ‘기사단장 죽이기’와 ‘82년 김지영’, ‘오직 두 사람’, ‘잠’ 등 총 4개 작품이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여기에다 박범신·공지영 등 묵직한 존재감을 자랑하는 중견 스타 작가들의 신작이 연이어 독자들을 찾아가는 만큼 출판 시장의 열기에도 한층 불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고산자’, ‘은교’로 유명한 박범신은 오는 11월께 장편 ‘유리’를 들고 귀환한다. ‘유리’는 한국 근현대사를 배경으로 일제 강점기와 6·25 전쟁, 유신 독재 시기를 오가는 대작이다. ‘도가니’로 100쇄를 찍은 공지영도 장편소설 ‘해리’로 독자들과 만난다. 해리성 인격장애를 가진 주인공이 나오는 이 소설에는 ‘도가니’의 배경이 된 가상도시 ‘무진’이 다시 등장한다. /나윤석기자 nagij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