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
콧대 높던 수입차 업체들이 무이자 및 1~2%대 저금리 할부 상품을 적극 운용 중이다. 20~30대 젊은 고객을 중심으로 저금리 모바일뱅킹 신용대출로 차를 사는 경우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여신금융협회의 ‘할부 자동차 수입 금융상품’ 현황을 보면 수입 신차 판매 상품을 운용 중인 21곳 중 15곳이 3% 이하 저금리 상품을 운용 중이다. 1년 전만 해도 대부분 7~8%대 할부 상품이 주류를 이뤘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수입차 계열사인 벤츠파이낸셜서비스나 도요타파이낸셜서비스 등도 최저 0% 금리를 고시하고 있다.
수입차 업체 홈페이지에서도 쉽게 저금리 상품을 확인할 수 있다. BMW코리아가 대표적이다. BMW는 지난달부터 신형 5시리즈(520d)에 대해 1% 저금리 할부 상품 ‘BMW 1% 스마트 할부’를 운영 중이다. BMW는 해당 상품 광고 문구로 “모바일뱅킹 금리가 매력적이라면 BMW 5시리즈 1% 이자율 혜택은 절대적”이라며 모바일뱅킹보다 대출금리가 저렴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신형 520d는 1%대 할부 상품을 운영한 지난 9월 수입차 모델 판매 1위에 올랐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역시 CLA와 GLA 및 GLS, AMG 일부 차종에 대해 저금리 상품을 제공 중이다. 차종별로 금리는 다르지만 무이자 할부를 적용하는 경우도 있다.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도 적극 금융 상품 알리기에 나섰다. 재규어는 세단 모델인 XE와 XF를 무이자로 구입할 수 있고 XJ는 0.01%라는 명목적 금리만 받고 있다. 한국토요타나 한국닛산, 한불모터스(푸조)도 다르지 않다. 이탈리아 고급 바이크인 두카티 역시 37개 차종에 대해 0%대 금리로 살 수 있다.
모바일뱅킹 저금리 대출에 더해 주요 업체들이 저금리 상품을 내놓으면서 올해 9월까지 수입차 판매(17만3,561대)는 지난해보다 5% 이상 늘었다.
수입차 업체들은 신차 구입 시 적극적으로 자사 금융사를 이용하도록 유도한다. 수입 금융사는 대부분 수입차 본사가 대주주다. 연말 결산 후 순익에 대해 막대한 배당을 하기도 한다. 금융사가 수익을 내지 못하면 본사에도 악재가 될 수 있다. 금리를 내려 수익이 줄더라도 고객을 적극 모셔야 하는 이유다.
한 수입 금융사 관계자는 “과거에는 할부 상품을 이용하면 차 가격을 할인해 고객을 유인했지만 이제는 대부분이 차 가격을 할인해 메리트가 없다”며 “울며 겨자 먹기로 저금리 상품을 적극적으로 내놓는 것”이라고 말했다.
/강도원기자 theon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