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 /연합뉴스
한국축구의 ‘레전드’ 박지성(36)이 한국축구의 미래를 책임진다.
박지성은 8일 대한축구협회 유스전력본부장으로 선임됐다. 유소년 축구의 총괄임원으로 유소년 축구 발전을 위한 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하는 책임자로 활동하게 된다.
지난 2014년 선수 은퇴를 선언한 박지성은 축구행정가로서의 제2 인생을 설계해왔다. 지난해 9월 영국 레스터의 드몽포르대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마스터 코스 과정에 들어갔고 올해 7월 졸업했다. 영국에 머물면서도 국내 유소년 축구 활동에도 열심이었다. 자신이 설립한 JS파운데이션은 국제청소년대회를 매년 개최하고 있다. 8월에도 강원 평창에서 대회를 개최한 뒤 직접 선수들을 격려했다. 축구협회 유스전력본부장은 축구행정가로서의 첫걸음인 셈이다.
한국 최초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거인 박지성의 합류는 협회에 상징적인 의미도 크다. 협회 내 비리와 ‘히딩크 논란’에 따른 미숙한 일 처리, 대표팀 부진 등으로 사면초가 상황인 협회는 ‘국민영웅’ 박지성을 영입하면서 분위기 반전을 꾀하게 됐다. 2005년 프리미어리그 명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입단한 박지성은 134경기 19골의 기록을 남겼고 대표팀에서도 한때 주장을 맡으며 A매치 100경기(13골)를 뛰었다. 박지성이 일할 유스전력본부는 협회 기술위원회 산하 조직이었다가 이번에 독립본부로 재편됐다. 런던에 거주 중인 박지성은 이달 말 귀국해 협회와 유스본부 업무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협회 내 행정 총괄은 홍명보(48)가 담당한다. 협회는 홍명보 전 대표팀 감독을 새 전무이사로 이날 선임했다. 정몽규 축구협회장이 지난달 19일 기자회견에서 협회 비리와 대표팀 부진에 대한 사과와 함께 인적 쇄신을 약속한 뒤 나온 조치다. 앞서 이달 초에는 김호곤 부회장 겸 기술위원장이 사퇴했다. 협회는 거스 히딩크 전 감독의 사령탑 관심을 외면했다는 비난을 받아왔는데 조직개편을 단행하며 2002년 월드컵 멤버들을 전면에 내세운 셈이다.
홍 신임 전무는 김호곤 부회장과 함께 사퇴한 안기헌 전무의 후임으로 협회 행정을 총괄한다. 그는 2014년 브라질 월드컵 감독에서 성적 부진으로 물러난 후 3년4개월 만에 한국축구에 복귀하게 됐다. 축구협회는 기술위에서 분리해 신설되는 대표팀 감독선임위 위원장을 겸할 부회장은 현재 인선이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