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와 나’ 짠내 나는 장편영화 제작비화..7천만원 제작비로 완성

제 23회 브졸국제아시아영화제 에밀기메상 수상,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 ‘비전’ 부문에 공식 초청되며 뜨거운 관심을 모았던 영화 <아기와 나>가 불안한 청춘의 자화상을 현실감 넘치게 그려낸 영화, 이이경X정연주 두 배우의 빈틈없는 연기라는 찬사 속에 11월 23일 개봉을 앞두고 제작과정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한다.

영화 <아기와 나>는 단편 <야간비행>(2011)으로 ‘금기를 건드린 젊은 감독’이란 호칭과 함께 칸국제영화제 시네파운데이션 3등상 및 부산국제영화제, 미쟝센단편영화제 등 다수의 영화제를 석권하며 이미 한국영화의 미래로 주목을 받고 있는 손태겸 감독의 장편데뷔작이다. 한국영화아카데미(Korean Academy of Film Arts) 29기 출신인 손태겸 감독은 한국영화아카데미 졸업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장편 제작을 위한 치열한 경쟁을 뚫고, <아기와 나>로 첫 장편 영화를 제작하게 되었다.

한국영화아카데미는 봉준호, 최동훈 등 한국영화를 대표하는 감독들을 배출한 영화학교로, 2006년 최초로 장편과정을 신설해 10년간 <파수꾼>(윤성현), <잉투기>(엄태화), <소셜포비아>(홍석재),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안국진) 등 한국영화계를 이끌 싹수 있는 신예 감독들을 배출해 냈다. 뿐만 아니라 이제훈, 엄태구, 변요한, 류준열 등 한국영화계가 주목하는 새로운 배우들을 발견한 성과가 있었다.


시나리오로 장편과정에 선정된 손태겸 감독은 아카데미 교수진의 혹독한 시나리오 크리틱의 험난한 고개를 넘어 7천 만원이라는 소중한 제작 예산을 지원받았다. 수십억을 웃도는 장편영화 제작의 현실 속에 7천만원이라는 적은 예산으로 <아기와 나>는 장편 경험은 유일무이하지만 열정 가득하고 두려움 없는 젊은이들의 짠내 나는 도전이기도 하다.

<아기와 나>는 결혼을 앞두고 여자친구는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속도위반으로 낳은 아기는 자신의 아기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 주인공 ‘도일’의 혼란스런 감정과 위태로운 선택의 과정을 담아낸다. 이를 위해 손태겸 감독과 한만욱 촬영 감독은 배우의 감정을 관객들이 더 리얼하게 느끼게 하기 위해 고심 끝에 핸드헬드와 롱테이크 방식을 촬영 컨셉으로 잡았다.

특히 극적으로 중요한 엔딩신, 다시 돌아온 ‘순영’이 병원 앞에서 ‘도일’을 마주하는 장면, 그리고 ‘도일’과 ‘순영’이 ‘도일’의 어머니 병상 앞에 망연히 앉는 엔딩 장면의 경우 <더 차일드>(장 피에르 다르덴, 뤽 다르덴 감독)의 엔딩 장면을 레퍼런스로 삼아 ‘원신원컷’으로 촬영 컨셉을 정했다. 엔딩 장면은 2분 30초 정도 되는 롱 테이크로 인물의 이동과 카메라 워킹이 잘 계산되어야 하고, 주인공들의 감정이 폭발하는 장면이기에 배우들의 연기와 감정 컨트롤도 중요했다. 이에 제작진은 한 신을 완성하기 위해 23회차의 촬영 중 하루를 꼬박 투자하는 대담한 결정을 내렸다. 한 테이크 연기를 마치고 나면 배우들의 연기를 다시 수정해야 하고 감정적 폭발이 있는 만큼 배우들이 감정을 추스릴 시간도 필요했지만 한 테이크 마다 한 땀 한 땀 수정을 더해 15번의 테이크 끝에 완성 할 수 있었다.

7천만원이라는 적은 예산이지만, 손태겸 감독 특유의 섬세하고 세밀한 연출과 보석 같은 배우를 발견하는 눈으로 빚어낸 거침없는 올해의 화제작 <아기와 나>는 11월 23일 개봉 예정이다.

/서경스타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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