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지역 한 중학교에서 운동부 학생 영양보충용으로 교내에서 토종닭을 기르다 감사에서 걸렸다.

13일 충북도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9월 A중학교를 종합감사하던 중 학교 강당 뒤에 설치된 규모 약 14㎡ 토종닭 사육장이 발견됐다. 감사팀은 사육장이 학습이나 실험·연구 목적이 아니라 식용을 위해 설치된 것을 확인해 시정을 요구했다. 사육장은 이튿날 철거됐다.


학교 측은 운동부에 영양식을 제공하기 위해 지난 4월부터 토종닭(당시 28마리)을 기르기 시작했다. 감사 당일에는 17마리가 사육장에 있었다. 문제는 사육장 설치가 규정에 어긋난다는 점이었다.

축산법상 규모가 10㎡ 이상인 사육시설에서 닭을 기르려면 지자체에 등록해야 한다. 지자체에 등록을 한다 하더라도 문제가 해결되는 건 아니다. ‘가축분뇨의 관리 및 이용에 관한 법률’과 해당 지역 조례상 학교 상대 정화구역 경계로부터 300m 이내 지역은 가축 사육 제한구역으로 지정되기 때문이다. 학교 측은 지난해 11월부터 전국적으로 조류인플루엔자(AI)가 번지자 교육청이 올 초 닭, 오리 접촉을 제한하는 AI 예방 행동수칙을 내려보낸 것도 간과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운동부 학생의 체력을 길러주려는 순수한 의도는 십분 이해한다”면서도 “법령을 어긴 것은 잘못이며 악취와 소음 등 교육환경도 저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도교육청은 부적정한 교내 동물사육 방지를 위해 이번 사례를 각 학교에 알렸다.

/정지형인턴기자 kingkong93@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