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춘천소방서에 20일 열린 ‘강원소방본부·SK텔레콤 소방안전 인프라 고도화 협약식’과 함께 진행된 ‘SK텔레콤 공공안전 솔루션’ 시연에서 관제드론이 재난 범위 및 사고자 파악 등을 위해 화재 현장으로 날아오르고 있다. /사진제공=SK텔레콤
20일 오전 11시 30분 강원소방본부 119 종합상황실. ‘따르릉’ 싸이렌이 요란하게 울렸다. 춘천시에 있는 봉의산 화재 신고가 접수된 것. 상황실은 특수구조단이 출동을 준비하는 동안 열화상 카메라와 최대 30배 줌이 가능한 카메라를 장착한 관제 드론 2대를 현장에 투입해 화재 범위와 확산 경로, 등산객을 실시간으로 파악했다. 이어 인근 소방서에서 출동한 소방관과 인명구조견이 미처 피하지 못하고 연기를 들이마신 등산객을 발견하고, 소방복에 장착된 바디캠를 통해 실시간으로 사고자의 현재 정확한 상태와 위치를 전송했다. 상황실에서는 인근 병원에 피해등산객의 상황을 보여준 뒤 자문을 구해 현장의 소방관에게 정확한 응급조치를 지시하고 영상 정보로 정확한 위치를 찾아낸 특수구조단 소방헬기가 현장에 도착해 사고자를 병원으로 재빨리 이송했다.
이날 구조는 훈련 상황이었지만 재난에 ICT가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SK텔레콤(017670)은 이날 강원소방본부와 소방안전인프라 고도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SK텔레콤은 몸에 장착하는 특수단말기(바디캠) 230대와 관제 드론 4대, 실시간 영상 관제 시스템 ‘T라이브캐스터’를 결합한 총 5억원 상당의 ‘공공안전 솔루션’과 1년간 전용망 이용권을 강원소방본부에 무상으로 제공하기로 했다. 강원소방본부는 내년 1·4분기 중 해당 장비를 도 특수구조단과 도내 16개 소방서에 배치해 재난사고 대응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이흥교(왼쪽) 강원소방본부 본부장과 김장기 SK텔레콤 IoT사업부문장이 20일 강원도 춘천소방서에서 ‘강원소방본부·SK텔레콤 소방안전 인프라 고도화 협약식’ 에서 SK텔레콤의 ICT 역량을 활용해 각종 재난사고에 대응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업무협약을 맺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SK텔레콤
공공안전 솔루션 중 바디캠과 관제드론은 소방관의 눈과 발이 돼 재해 상황을 빠르게 파악하도록 돕는다. 드론은 방수·방진은 물론 시속 40㎞ 강풍에서도 임무수행이 가능하며, 바디캠은 영하 20~영상 60도에서도 작동한다. 영상을 LTE망을 통해 상황실 스크린은 물론, 모바일 기기 등으로도 전송이 가능한 영상 관제 시스템 ‘T라이브캐스터’는 강원도 전역에서 현장 영상을 끊김 없이 송신할 수 있게 해준다. 김장기 SK텔레콤 IoT사업부문장은 “강원도의 경우 넓은 면적과 적은 인구로 재난 사고 대처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ICT 기술을 활용해 재난 대응력 높이는데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고 말했다.
실제 강원도는 총면적이 1만6,873㎢에 달해 국내에서 면적이 가장 넓은 광역자치단체 중 하나로 소방공무원 한 사람이 담당하는 면적 역시 가장 넓고 소방관들이 현장 출동에 걸리는 시간도 길다. 이흥교 강원소방본부 본부장은 “강원도는 전체 면적의 82%가 산림으로 구성돼 있어 다른 지차체보다 특수 재난 발생 빈도가 높고 조난자 위치 파악도 쉽지 않다”며 “각종 ICT기술이 재난 상황을 대처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문장은 “최근 포항 지진을 비롯해 대형 산불 등 재난사고가 끊이지 않으면서 공공안전에 ICT를 활용하는 방안을 고심중”이라며 “IoT를 활용한 지능형 화재 감시 시스템을 개발하고 센서로 바닷속 지진파와 조류 흐름 등을 측정해 쓰나미·해저 지진 등을 미리 예측할 수 있는 ‘수중 통신망’ 개발도 진행중”이라고 말했다. /춘천=양사록기자 saro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