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2 전차 2차 양산사업이 끝내 해를 넘기게 됐다. 사업 재개 여부는 빨라야 내년 1월께 결정될 전망이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 주재로 29일 열린 제107회 방위사업추진위원회(방추위)는 K2 전차 2차 양산 사업 추진을 위해 국산 변속기에 대한 내구도 재검사를 심의·의결했다. 이는 국산 변속기에 대한 국방규격이 너무 까다로우니 규격을 완화해달라는 변속기 생산업체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되 다시 한번 시험 기회를 준다는 의미다.
국산 K2 전차는 전차인 심장인 국산 엔진과 변속기에서 잇따라 결함이 발견돼 1차 양산 물량 100여대는 독일제 파워팩 장착해 2014년부터 생산, 배치했다. 군은 2차 양산 사업분부터는 국산 파워팩을 사용할 계획이었으나 엔진은 결함 문제를 극복한 반면 파워팩은 내구도에서 중대 결함이 다시 드러나 양산이 중단된 상태다. 2차 양산 최초 생산품 검사 과정에서는 변속기 볼트에 금이 가 압력이 떨어지면서 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는 현상을 보이기도 했다.
강환석 방사청 대변인은 “그간 여섯 차례에 걸쳐 진행된 국산 변속기 내구도 검사를 한 번 더 실시하기로 했다”며 “해당 국내 업체에 다시 한 번 기회를 주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방사청은 일단 올해 연말까지 개발업체에게 다시 한번 내구도 검사에 응할 수 있도록 성능 개량의 기회를 준 이후에 내년 1월께 검사를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방사청은 2차 양산분에 탑재될 국산 변속기가 성능 미달로 판명될 경우, 변속기는 외국산(독일제)을 쓰고, 엔진은 국산을 장착하는 방안도 대안으로 모색하고 있다. 외국산 변속기와 국산 엔진을 결합한 파워팩이 제 기능을 하는지 검증한 기술입증 실험은 현재 진행중으로 결과는 올 연말께 나올 예정이다.
이에 따라 국산 변속기 개발을 담당한 S&T 중공업이 7차 내구도 시험을 통과할 제품을 내놓지 못하는 경우 외국산 변속기에 두산 인프라코어가 개발한 국산 엔진의 결합이 유력할 것으로 보인다.
S&T 중공업은 국방규격이 너무 가혹하다며 방위사업청을 상대로 소송을 진행 중이다. 방사청은 ‘업체의 입장이 딱하지만 이를 수용할 경우 국내 조달 방산품목 전체의 품질 수준이 하락할 것“이라며 수용할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K2 전차의 양산이 계속 지연됨에 따라 체계종합업체인 현대 로템을 비롯해 전후방 연관기업 수백여 업체가 경영난에 빠지는 등 후유증이 확산되고 있다.
/권홍우기자 hongw@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