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000270)가 내년 판매 목표치를 올해 목표 대비 50만대가량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과 미국 등 주요 시장의 판매 부진을 단기간 회복하기 힘들다는 판단으로 목표치를 대폭 줄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3일 자동차업계와 현대차(005380)그룹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내년 판매 목표치를 770만대 안팎으로 설정했다. 올해 판매 목표치(825만대)보다 6.6%(50만여대)나 하향 조정한 것이다. ★관련기사 13면
현대차가 475만대 내외로 올해 508만대에서 30만대 이상 낮춰 잡았고 기아차는 317만대에서 295만대 수준으로 조정했다. 현재 각사 수치를 취합해 그룹에서 미세조정 중으로 최종 판매 목표는 다음주 해외법인장회의를 통해 확정한다. 최종적으로는 내년 1월 2018년 경영계획을 통해 발표한다.
현대·기아차가 연간 판매 목표를 대폭 낮춘 것은 이번이 사실상 처음이다. 2016년 판매 목표를 전년 대비 7만대가량(0.8%) 소폭 조정한 것을 제외하면 매년 목표치를 지속적으로 상향해왔다. 특히 지난해 실제 판매량이 788만대로 목표치(813만대)에 미달했는데도 올 목표는 825만대로 크게 올렸었다.
업계 관계자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돌발 변수를 감안하더라도 현대차 핵심 시장인 중국과 미국 시장의 실적이 급격히 나빠졌다”면서 “단기간 회복이 어렵다는 현실적인 판단 아래 성장에서 내실로 경영목표를 수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의 11월 누적 글로벌 판매량은 659만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8% 하락했다. 미국 시장 판매량이 18.4% 감소했고 중국 시장은 10월까지 40% 줄었다. 올해 연간 판매량은 720만대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조민규기자 cmk25@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