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홈쇼핑·GS홈쇼핑 등으로부터 뇌물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받는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이 4일 오후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롯데홈쇼핑·GS홈쇼핑 등 대기업 계열 홈쇼핑 업체가 자신이 회장·명예회장으로 있는 한국 e스포츠협회에 수억원의 후원금을 내도록 한 혐의(제 3자 뇌물수수)를 받고 있는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다시 검찰 포토라인에 섰다. 구속영장 기각 9일 만이다.4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검사 신봉수)는 이날 오후 2시 전 전 수석을 피의자로 다시 불러 조사했다. 전 전 수석은 오후 1시 57분께 검찰청사에 도착했다.
전 전 수석은 조사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대기업 후원 요구 의혹과 관련해 “저와 상관없는 일이고 모르는 일”이라며 “검찰에 들어가서 충분히 설명을 듣고 검찰이 가진 의문과 오해에 대해 충분히 해명하겠다”라고 밝혔다.
그는 “e스포츠는 4차 산업혁명의 중요한 주역으로 우리나라가 경쟁력을 가진 몇 안 되는 산업 분야라고 생각한다”며 “저는 일찍이 이 분야(e스포츠)에 정부 관심과 지원을 촉구해왔고 앞으로도 똑같은 기회가 있다면 똑같은 조언을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전 전 수석은 지난달 20일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돼 조사를 받은 바 있다. 롯데홈쇼핑은 실제로 2015년 7월 e스포츠협회가 주관하는 대회에 3억3,000만원을 후원했다. 전 전 수석은 롯데홈쇼핑 측에서 700만∼800만원 대의 기프트카드 등을 받아 가족 등이 쓰게 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전 전 수석이 GS홈쇼핑에도 금품을 요구했다는 단서를 잡고 조사 중이다. GS홈쇼핑은 2013년 e스포츠협회에 1억5,000만원을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홈쇼핑 업체가 e스포츠협회에 후원금을 낸 배경에는 당시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으로 채널 재승인 등 업계에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위치였던 전 전 수석의 입김이 작용했을 수 있다 보고 대가성 여부를 확인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22일 롯데홈쇼핑 제3자 뇌물수수 의혹을 중심으로 전 전 수석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지난달 25일 “피의자의 범행 관여 여부와 범위에 관하여 다툴 여지가 있다”면서 영장을 기각했다. 검찰은 전 전 수석을 추가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새로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김민정기자 jeo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