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쓰이는 식용유인 카놀라유가 뇌기능 저하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의학매체 메디컬익스프레스 등에 따르면, 영국 템플대학 의대 도메니코 프라티코 교수팀은 동물실험 결과 카놀라유가 치매를 악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최근 발표했다.
프라티코 교수팀은 올리브유로 같은 실험을 해 뇌 속 치매 유발 물질이 줄어들고 기억력이 개선됐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카놀라유는 정반대로 나타났다면서 식물성 기름이라고 해서 증거도 없이 꼭 건강에 좋다고 단정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연구팀은 유전자조작으로 알츠하이머에 걸리게 만든 쥐들을 대상으로 실험했다. 알츠하이머 증상이 아직 나타나기 전인 생후 6개월 된 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눠 6개월동안 한쪽엔 일반 먹이를, 다른쪽엔 카놀라유를 많이 넣은 먹이(사람으로 치면 하루 두 숟가락 분량)를 줬다.
생후 12개월째에 각종 검사를 했다. 우선 카놀라유 그룹의 체중이 평균 18% 무거웠다.
또 미로실험 등을 통해 작업기억력, 단기기억력, 학습능력 등을 측정한 결과 카놀라유 그룹의 작업기억력 장애가 일반식 그룹에 비해 훨씬 더 심했다.
뇌 조직을 검사하니 두 그룹 간 아밀로이드 베타 등의 구성이 달랐다.
아밀로이드 베타는 뇌신경세포 사이 공간에서 만들어지는 단백질로 이 물질이 응집을 일으켜 플라크 형태로 쌓이면 뇌세포들 사이의 신호 전달 통로가 차단돼 뇌세포가 죽고 치매가 유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아밀로이드 베타 중에서도 1-42는 더 해롭고 용해가 잘 되지 않는데 1-40은 용해도 더 잘되고 1-42에 대한 완충역할을 한다.
조직 검사에서 카놀라유 급식 쥐들의 경우 아밀로이드 베타 1-40이 크게 줄어들어, 상대적으로 유해한 1-42에 뇌신경세포들이 둘러쌓이면서 뇌에 아밀로이드 베타 플라크가 더 많이 쌓였다.
아울러 이로 인해 신경세포간 접촉 수가 크게 줄어들었다. 이는 카놀라유 급식 쥐들의 시냅스가 대폭 손상됐음을 시사한다. 시냅스는 신경세포(뉴런)간 또는 신경세포와 다른 세포간 신호를 연결해주며 기억을 만들고 다시 불러내 사용하는 일에 관여한다.
프라티코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카놀라유를 일정 량 이상 장기간 섭취하는 것이 적어도 뇌 건강에는 도움이 안된다는 점을 보여 준다면서 입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식물성이어서 건강에 좋다’고 말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앞으로 카놀라유가 이런 뇌신경 변화를 일으키는 최소한의 노출 기간과 양을 계산하기 위한 실험과 다른 신경퇴행성 질환에도 영향을 미치는지 등을 연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알츠하이머 발병의 또다른 원인인 타우 단백질 과인산화와 신경섬유 엉킴에 카놀라유가 영향을 주는지도 규명할 예정이다. 이번 6개월 급식 실험에선 타우 단백질에 대한 영향은 발견되지 않아 더 장기간이 실험이 필요하다.
이 연구결과는 온라인 과학 저널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에 7일(현지시간) 발표됐다.
[사진=연합뉴스]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