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방송되는 MBN ‘휴먼다큐 사노라면’에서는 ‘만년 이장 남편과 속 터지는 아내’ 편이 전파를 탄다.
▲ 남편은 만년이장, 제발 집에 좀 붙어 있으랑께!
전라북도 남원시 대강면 가덕마을. 눈만 뜨면 마을 곳곳, 동에 번쩍 서에 번쩍! 남 일에는 빠지지 않고 달려가는 만년이장이 있다. 논두렁에 빠진 트랙터 구출, 형광등 갈아주고 문풍지 수리 등 동네 이웃 돕고 다니느라 24시간이 짧은 양기권씨 (72세). 그런 남편 때문에 아내 효순씨는 속 터지는 날이 하루 이틀이 아니란다. 서른의 나이 최연소 이장으로 시작해 젊은 날부터 남 일만 앞장서온 남편 때문에 수천평 농삿일부터 김장 하고 메주 쑤기 등 집안일은 모두 부인 한효순 씨(64세) 차지! 동네 사람들에겐 마을 대소사 다 챙기는 백점짜리 이웃 남편이지만 집에선 빵점짜리 가장이나 다름없다고 하는데. 제발 바깥일 좀 줄이고 집안일 좀 도와달라는 아내의 잔소리가 마를 날이 없는 부부. 아웅다웅 티격 태격 부부의 집엔 바람 잘 날이 없다.
▲ 집안일은 나몰라라, 판소리에 정신이 팔린 남편
아내를 홀로 두고 하루 종일 마을 일을 돌보고 다녔던 기권씨. 집에 돌아와 가장 먼저 찾는 건 소리 북이다. 이름난 스승에게 18년이나 배웠다는 판소리.
기권씨에겐 유일한 취미 생활이란다. 남편이 소리의 흥에 한참 빠져 있는 사이. 일을 끝낸 아내가 집으로 돌아왔다. 아침부터 허리 한번 못 펴고 남편 몫까지 일하다 돌아왔는데 팔자 좋게 판소리가 웬말이란 말인가. 아내는 속이 부글부글 끓어 오른다.
심지어 한 달에 두 세 번 무료로 판소리 교습까지 해주는 남편! 밭일을 하다 이 광경을 떡하니 목격한 아내. 기어이 이 상황을 지나치질 못한다. 집안일은 않고 엉뚱한 일만 하고 돌아다니는 것 같아 속이 터지는 효순씨. 효순씨의 불같은 성화에 결국 중단된 수업. 기권씨는 이런 판소리를 늘 반대만 하는 아내가 못마땅하기만 하다.
▲ 갈등 폭발! 결국 아내가 사라졌다?
18년 이장직을 내려놓은 요즘도 하루가 멀다하고 들락거리는 곳. 면사무소다. 그 간의 공로를 인정받아 발전협의회장을 맡고 있는 기권씨. 대규모 농촌 활성화 사업을 앞두고 기권씨는 또 다른 직책을 맡게 되는데. 마을 이장직부터 감투란 감투는 다 맡아왔단다. 효순씨는 이런 남편이 늘 못마땅했었다. 사업설명회 연습이 한창인 남편과 이를 본 아내가 옥신각신 큰 소리가 오간다.
집안일은 남보듯 할 것이 당연지사! 당장이라도 그만두라는 아내와 그럴 수 없다는 남편사이에 집안 분위기는 제대로 살얼음 판이다. 그동안 차곡 차곡 쌓인 불만이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과도 같은 두 사람. 그렇게 얼마의 시간이 흐른 후. 효순씨가 보이질 않는다. 평소 집을 비운 일도, 외출도 잘 하질 않는 아내. 날은 어둑어둑 밤은 깊어만 가는데 아내는 집으로 돌아올 생각을 않는다. 아내는 대체 어디로 사라져버린 것일까? 티격태격하던 부부의 얼굴엔 또 다시 함박 웃음 꽃이 피어날 수 있을까?
[사진=MBN ‘휴먼다큐 사노라면’ 예고영상캡처]
/서경스타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