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은선 KB증권 대치지점 PB팀장
코스닥 지수가 연말 들어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특히 시가총액 비중이 높은 바이오 업종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도 커졌다. 최은선 KB증권 대치지점 PB(프라이빗뱅커) 팀장은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연말 자산가들의 차익 실현이 많아 시장이 조정을 받았지만 대기 매수 자금은 늘어나고 있다”며 “바이오와 한류 관련 콘텐츠, 게임 등이 내년 상반기 지수 상승을 견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팀장은 대치지점에서만 8년째 근무하며 코스닥 상장사 대표, 수백억원의 거액 자산가들에게 투자 조언을 해주는 베테랑 PB다. 최 팀장은 최근 지수가 조정을 받은 이유로 ‘대주주 양도세 강화’ 정책을 지목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닥 종목의 지분 2% 이상을 보유하고 있거나 보유 시가총액이 15억원 이상이면 대주주로 분류돼 주식 매매 차익에 세금을 낸다. 최 팀장은 “올해 폐장일까지 매도 주문을 해야 하기 때문에 실제로 고객 중 고액 자산가들은 거래를 멈추는 추세”라며 “특히 올해 시장이 호황이었기 때문에 연말 들어 관망세가 짙어졌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흐름은 내년 상반기가 되면 반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개인 자산가들의 대기 매수 자금이 상반기 투자할 종목을 찾고 있다”며 “중국 사드 보복 위기가 해소 국면이기 때문에 콘텐츠 관련 종목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시장이 상승세로 돌아서면 중국 관련 업종에 주목할 것을 건했다. 최 팀장은 “사드와 관련해 더 이상 악화할 게 없고 정부 역시 중국과 관계 개선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중국이 아직까지 따라오지 못하는 게임·엔터테인먼트 등 콘텐츠 분야에 주목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특히 게임주는 국내 규제를 피해 글로벌 시장에 나아갈 경우 높은 성장세를 구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 팀장은 “올해 엔씨소프트 등 게임 종목 주가가 크게 올랐는데 글로벌 동종업계 기준으로 보면 여전히 저평가 상태”라며 “국내에서는 게임 산업에 규제가 많아 해외에 진출할 수 있는 기업이 유망하다”고 말했다. 특히 “엔씨소프트 주가가 무겁다고 느낀다면 펄어비스·게임빌 등 가벼운 종목도 노려볼 만하다”고 덧붙였다.
내년까지는 시장이 상승할 요인이 많지만 코스피보다는 코스닥 종목을 중심으로 접근할 것을 권했다. 최 팀장은 “코스피는 삼성전자 등 일부 종목만 오르고 자동차·조선 시가총액 상위주는 향후 상승 재료가 거의 없다”며 “삼성전자는 개인이 투자하기에 비싼 종목이고 최근 하락세가 강하다”고 말했다. 또한 “집권 2년 차까지는 정부의 정책이 강력하게 추진되는 경향이 있어서 내년 상반기까지는 코스닥 기업에 호재가 많다”며 “보수적인 투자자라면 코스피에서 삼성전자보다는 스마트카에서 구체적으로 성과를 내고 있는 LG전자가 오히려 유망하다”고 덧붙였다. /서지혜기자 wis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