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터리] 뜨거운 순환출자 논란

최운열 더불어민주당 의원

다사다난했던 2017년을 떠나보내는 12월에 갑자기 순환출자 논란이 뜨겁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순환출자 해석 기준을 변경하기로 결정하면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2015년 9월2일)에 따라 통합 삼성물산 주식 404만주에 대한 추가 처분을 부여했기 때문이다. 한편에서는 삼성 로비로 뒤집힌 순환출자 해소방안을 2년 만에 바로잡았다는 평가를 하는가 하면 또 한편에서는 정권에 따라 결정이 바뀌면 정부 신뢰도가 떨어진다 등의 주장을 한다.

순환출자는 A→B→C→D→A로 이어지는 계열사 간의 지분보유로 가공의결권을 생성함으로써 지배주주의 지배력을 유지·강화하고 경영권 승계를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는 등 재벌그룹의 경제력 집중에 따른 폐해를 유발한다. 세계경제포럼(WEF) 발표에 의하면 이사회 유효성은 138개국 중 80위,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 자료에 의하면 이사회 감독의 효과성은 63개국 중 꼴찌에 머물고 있다. 순환출자가 바로 이러한 문제를 발생시키는 원인 중의 하나이다.

지난 2014년 공정거래법 개정으로 신규 순환출자는 금지하되 기존 순환출자에 대해서는 공시의무를 부과해 기업들의 자발적·점진적 해소를 유도하고자 했다. 그러나 현재까지도 주요 재벌그룹의 순환출자 고리는 크게 감소되지 않고 있고 기업 간 합병 과정에서 신규 순환출자 발생이냐 기존 순환출자 강화냐 등의 논란만 커지고 있다. 또 신규 순환출자만 금지하고 기존순환출자를 그대로 허용하는 것은 기업 간 형평성에도 맞지 않다.


현재 순환출자 보유 대기업집단은 10개 그룹에서 245개 고리가 형성돼 있다. 올해 새로 대기업집단에 포함된 농협과 SM을 제외하고 삼성·현대자동차·롯데·현대중공업·대림·현대백화점·현대산업개발·영풍의 순환출자 고리는 2014년 이후에 롯데를 제외하고는 크게 증감이 없다. 신규 순환출자 금지제도가 도입되고서 기존 순환출자에 대한 자발적 해소 추세가 중단됐다고 평가되고 있다.

기업들은 순환출자 해소에 많은 자금이 소요되기 때문에 어렵다고 한다. 그동안 순환출자로 많은 경제적 이익을 본 총수일가는 순환출자 해소를 위해 일정 부분 분담을 해야 한다. 순환출자 해소로 인한 코리아디스카운트가 사라지면서 생기는 기업가치 상승을 감안한다면 그렇게 엄살 부릴 것만은 아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금도 공시 강화 등 정보공개와 시장 감시 기능 등을 통해 기존순환출자의 점진적 해소를 추구하겠다고 한다. 이미 실효성이 없는 방안을 반복적으로 주장하는 것이 답답하다. 기존순환출자를 3년 이내에 해소하도록 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문재인 대통령 공약과 국정과제 이행을 위해서도 시급히 처리하는 것이 순환출자 논란을 잠재우는 유일한 방안이다.

최운열 더불어민주당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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