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한 소방관 아버지가 인명구조 중 순직한 소방관 아들과 함께 1억원 이상의 고액기부자 모임인 ‘아너소사이어티’에 새해 첫 회원으로 가입했다.

제주시에 거주하는 강상주(63)씨는 2일 서울 사랑의열매회관에서 본인과 아들 강기봉(2016년 순직 당시 29세)씨의 이름으로 기부금 1억원씩 총 2억원을 전달했다. 이로써 이들 부자는 전국 1770·1771호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으로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전국에서 소방관이 아너소사이어티에 가입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며 부자(父子) 소방관의 가입 역시 첫 번째다.

이들 부자가 기부한 성금은 제주도 내 저소득층 청소년의 교육·자립과 어려운 이웃의 생계비·의료비, 주거 환경 개선비 등으로 지원될 예정이다.

아버지 강상주씨는 31년간 제주에서 소방관으로 근무하다가 2014년 정년퇴직했다. 지역 주민의 안전을 위해 힘쓴 공로로 녹조근정훈장을 받을 만큼 모범적인 소방관이었다. 아들 강기봉 소방교는 울산 온산소방서 소속 119대원으로 근무하던 중 2016년 10월 태풍 ‘차바’ 당시 집중호우로 불어난 강물에 고립된 주민들을 구조하다 순직했다. 순직 후 1계급 특진이 이뤄졌고 옥조근정훈장이 추서됐다.

아버지 강상주씨는 “119대원으로 본분을 다하다가 떠난 아들을 기리는 방법을 찾던 중 가족과의 상의로 아너소사이어티에 가입하게 됐다”며 “처음에는 아들의 이름으로만 기부할까 생각했지만 이웃을 위해 헌신한 아들과 뜻을 같이하고자 나란히 기부하게 됐다”고 말했다./김선덕기자 sdk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