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 후 첫 연두교서 발표를 앞두고 미국 워싱턴에서 경찰이 국회의사당 앞에서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로이터통신
원달러 환율이 1,070원대 초반으로 밀리면서 갈지자 걸음을 하고 있다. 하루 만에 하락세로 돌아선 달러와 고조되는 위험자산 회피심리 사이에서 원달러 환율도 줄타기를 하는 모양새다. 취임 후 첫 연두교서 발표를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입’도 시장의 관망세를 키우고 있다.31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40전 오른 1,074원에 거래를 시작한 뒤 곧바로 하락세로 돌아섰다. 오전 9시40분 현재 1,071원80전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날 장 초반 원달러 환율 하락세는 하루 만에 약세로 돌아선 달러의 영향이 크다. 전날 3년 반 만에 최고치까지 올랐던 미국 국채금리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음에도 달러가 떨어진 것은 달러의 상대적 가치를 결정하는 유로화가 뛰었기 때문이다.
밤 사이 발표된 유로존의 2017년 성장률이 2.5%로 10년 만에 최고치를 찍으면서 유로화는 다시 강세를 보였다. 뉴욕시장에서 유로달러 환율은 1.24달러를 회복하면서 상승 마감했다. 반면 주요 6개국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0.14% 떨어진 89.1에 하락 마감했다.
다만 원달러 환율이 1,070원대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시장참가자들은 보고 있다. 미국 국채 금리 상승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위험자산회피 심리가 커지고 있는 게 첫 번째 이유다. 밤 사이 뉴욕 증시가 이틀째 하락 마감한 데 이어 아시아 주식시장도 조정을 받고 있다. 전날 2,560선까지 밀렸던 코스피는 이날도 하락 출발했다.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원화를 포함한 신흥국 통화도 약세 압력이 커질 수 있다.
장중 발표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연두교서(State of the Union) 대기 심리도 있다. 연두교서는 우리나라의 신년 국정연설 격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한국시간으로 11시에 발표할 연두교서에서 1조5,000억달러에 달하는 인프라(사회기반시설) 투자 관련 구체적인 내용이 담길지 여부에 시장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보호무역주의와 북핵 관련 이슈도 관심사다. 트럼프 대통령의 ‘입’을 따라 달러와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국내 증시 흐름과 트럼프 대통령의 연두교서 내용에 따라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 등락 범위는 1,068~1,076원으로 전망됐다.
원엔 환율(하나은행 기준)은 오전 10시 현재 985원29전에 거래되고 있다. 전 거래일보다 2원43원 낮은 수준이다.
/빈난새기자 binther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