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라 구트(왼쪽)와 로저 페더러가 스위스의 한 스포츠 시상식에서 만나 포옹하고 있다. /사진=블리크
대표적인 동계스포츠 강국 중 하나인 스위스가 평창동계올림픽에 역대 최대 규모인 171명의 선수를 파견한다. 소치올림픽에서 따낸 11개 이상의 메달을 노리겠다는 것이다.
선봉에는 소치올림픽 여자 알파인스키 활강 동메달리스트인 라라 구트(27)가 선다. 구트는 지난 22일 국제스키연맹(FIS) 알파인스키월드컵 여자 슈퍼대회전에서 부상 이후 처음 정상에 오르며 평창올림픽 금메달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구트의 최근 기세는 스위스의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37)를 떠오르게 한다. 구트는 2015-2016시즌 월드컵 종합우승을 차지했지만 지난해 2월 세계선수권 당시 무릎 인대에 당한 부상 탓에 한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 긴 재활 끝에 지난해 10월 월드컵에 복귀한 그는 적지 않은 나이에도 올림픽 직전 대회에서 마침내 우승하며 화려한 부활을 선언했다.
페더러 역시 쌍둥이를 목욕시키려다 입은 무릎 부상으로 인해 17위까지 세계랭킹이 떨어지는 등 부진을 면하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은퇴설까지 돌았다. 하지만 지난해 호주 오픈과 윔블던에서 우승하며 완벽 부활을 알린 후 이달 28일 호주 오픈에서 또 우승하며 메이저 통산 20회 우승의 금자탑을 쌓았다.
활강과 슈퍼대회전이 주 종목인 구트의 경쟁자로는 미국의 ‘여제’ 린지 본(34)과 ‘요정’ 미케일라 시프린(23)이 꼽힌다. 하지만 이들의 최근 컨디션은 썩 좋지 않다. 시프린은 열흘 남짓한 기간에 세 차례나 실격했고 본은 최근 월드컵 활강에서 시즌 첫 금메달을 따내기는 했지만 지난해 12월 다친 허리가 여전히 변수다. 구트는 평창올림픽 슈퍼대회전과 활강 등에서 본·시프린과 운명의 맞대결을 벌일 예정이다.
슈퍼대회전의 레드빕(세계랭킹 1위를 상징하는 번호표)은 구트에게 다시 돌아왔다. 구트는 소셜미디어에 ‘내가 돌아왔다(#iamback)’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1년 만에 내 레드빕을 가져왔다”는 글을 올리며 평창올림픽 정상을 겨냥했다.
/우영탁기자 ta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