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OAR)가 남자 아이스하키 금메달 시상식에서 규정을 어기고 러시아 국가를 불러 파문이 예상된다.
OAR는 25일 강원도 강릉의 강릉하키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남자 아이스하키 결승에서 연장 접전 끝에 세계 8위 독일을 4-3으로 꺾었다.
러시아를 대표해 출전한 팀으로는 1992년 알베르빌 대회 이후 26년 만의 금메달이다.
이날 강릉하키센터에는 1만석 규모의 관중석 절반 이상이 러시아 팬들로 채워졌다.
OAR는 2-3으로 뒤진 3피리어드 종료 55.5초를 남기고 니키타 구세프의 극적인 동점 골로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연장전 9분 40초에 키릴 카프리조프가 경기를 끝내는 서든 데스 골을 터트리자 러시아 팬들은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다.
경기 후 시상식에서는 러시아 국기 대신 오륜기가 올라가고, 러시아 국가 대신 올림픽 찬가가 울려 퍼졌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국가적인 도핑 스캔들을 일으킨 러시아의 평창올림픽 참가 자격을 박탈하면서 OAR이라는 개인 자격으로만 출전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러시아 팬들이 열광적으로 러시아 국가를 부르기 시작했고, OAR 선수들도 올림픽 찬가를 무시하고 팬들과 함께 금지된 러시아 국가를 따라 불렀다.
OAR의 부주장이자 이번 대회 남자 아이스하키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일리야 코발축은 러시아 국가를 불렀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코발축은 “경기 전에 승리할 경우 러시아 국가를 부를지 논의했다. 선수들이 러시아 국가를 부르는 데 동의했다”며 “우리는 승리할 경우 러시아 국가를 부를 거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OAR 선수가 경기장에서 러시아 국가를 부르는 것은 IOC의 규정을 위반한 행동이라 IOC가 차후 어떤 제재를 가할지 주목된다.
OAR는 이에 앞서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의 알리나 자기토바(15)가 금메달을 획득했다.
자기토바는 시상식에서 올림픽 찬가가 연주되자 줄곧 입을 삐죽 내미는 태도를 보이며, 자국의 국가가 울리지 않는 것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사진=연합뉴스]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