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66% "직장 내 괴롭힘 당했다"

한국노동연구원 2,500명 조사
남성·소득 낮을수록 피해 많아

직장인 세 명 중 두 명은 최근 5년간 상사나 동료들로부터 폭행·모욕 등 신체적·정신적 괴롭힘을 당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 내 괴롭힘 피해 경험은 남성과 소득이 낮을수록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노동연구원은 지난해 8월 30인 이상 사업체 종사자 2,500명을 대상으로 ‘직장 내 괴롭힘 실태’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6.3%가 과거 5년간 피해를 겪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고 1일 밝혔다.

이번 조사에서 직장 내 괴롭힘은 우월적 지위에 있는 사람이나 조직 또는 다수인이 적정 범위를 넘어 특정인에게 정신적·신체적 고통을 가하는 행위를 뜻한다.

성별로는 남성(68.2%)이 여성(64.3%)보다 직접적 피해를 경험했다고 답한 비율이 높았다. 평균 가계소득에 따른 피해 경험률은 월 200만원 미만인 경우 74.0%였지만 소득 규모가 늘면서 점차 줄어 700만원 이상은 59.9%까지 낮아졌다.


업종별로는 전기·가스·증기 및 수도사업 등 공공재 산업 분야의 피해 경험률이 80.5%로 가장 높았다.

가장 최근에 당한 괴롭힘 유형으로는 협박·명예훼손·모욕·폭언 등 ‘정신적인 공격(24.7%)’이 가장 많았다. 업무 외적인 일과 과도한 업무 지시 등 ‘과대한 요구(20.8%)’, 소외·무시 등 ‘인간관계에서의 분리(16.1%)’가 뒤를 이었다.

과거 5년간 직장 내 괴롭힘을 목격하거나 상담하는 등 간접 경험했다는 응답은 80.8%에 달했다.

이처럼 직장 내에서 괴롭힘이 일상화됐지만 피해자들이 고충을 토로하고 자문할 제도적 장치는 미비했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40.1%는 ‘상담 창구가 설치돼 있지 않다’고 답했고 14.5%는 ‘그런 게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겠다’고 답했다.

김근주 한국노동원 연구위원은 “직장 내 괴롭힘이 상당히 심각한 수준”이라며 “정부가 먼저 가이드라인을 배포해 자율적 규제를 유도한 뒤 지속적인 실태조사를 통해 입법을 추진하는 제도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진동영기자 j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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