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오쇼핑은 차별화된 상품과 새로운 미디어 환경을 겨냥한 유통 플랫폼으로 지난해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사진은 CJ오쇼핑의 방배동 사옥. /사진제공=CJ오쇼핑
CJ오쇼핑은 지난해 취급고가 전년보다 18.4% 증가한 3조7,438억원, 매출액과 영업이익도 각각 3.7%, 8.7%씩 성장한 1조1,365억원·1,575억원을 기록했다. 취급고와 영업이익은 역대 최고 규모다. 당기순이익도 1,282억원으로 696.2%나 급증했다. 해외 사업구조를 개선하고 차별화된 상품과 콘텐츠에 집중한 데 따른 성과다. CJ오쇼핑은 지난해 터키·일본·중국 남방·인도 등지의 사업구조를 개선하고 중국 톈진의 톈톈(天天)·베트남·태국 법인은 흑자 달성에 성공하는 등 해외법인 실적 개선에 공을 들여왔다.
국내 판매고 증가에는 단독 상품의 역할이 컸다. 엣지와 셀렙샵 에디션, VW베라왕, 장 미쉘 바스키아 같은 패션 브랜드를 자체 기획해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홈쇼핑 판매를 꺼렸던 미국 베라왕을 설득해 국내에서 여성용 수트만 17만벌 이상 팔았고, 엣지는 직구족들 사이에서 유명했던 프랑스 브랜드 ‘르네’ 등과의 협업을 통해 소위 ‘패션피플’들을 사로잡았다.
판매 채널은 뉴미디어로 무장했다. 여타 쇼핑몰에서 찾기 힘든 상품들을 갖춘 온라인 라이프스타일샵 ‘펀샵’, 영상 콘텐츠에 익숙한 전세계 젊은 소비자층을 겨냥한 V커머스 플랫폼 ‘다다스튜디오’ 등이 대표적이다. 웹드라마와 푸드쇼, 쇼핑 버라이어티쇼 등 새로운 방식의 웹·모바일 콘텐츠도 꾸준히 제작되고 있다. 홈쇼핑에 관심이 없었던 20대까지도 끌어들인다는 전략이다. 덕분에 CJ오쇼핑은 지난해 12월 발표된 한국생산성본부의 2017년 국가고객만족도 조사에서 3년 만에 TV홈쇼핑, 인터넷쇼핑몰 부문 단독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CJ오쇼핑의 주가는 올 들어 증시 전반의 약세로 8.7% 떨어졌다. 하지만 변동성 장세가 지나고 실적 장세로 돌아서면 그동안의 실적 개선세를 바탕으로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박종렬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소비패턴 변화에 빠르게 대응해 높은 취급고 성장률이 지속됐다”며 최근 목표주가를 26만5,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CJ E&M과의 합병 시너지 효과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난해 양사의 매출액을 단순 합산하면 약 4조원이다. 오는 8월 출범할 합병법인을 통해 올해 매출 4조4,000억원, 영업이익 3,5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3년 간 연평균 매출 성장 목표치는 15.1%다.
TV를 기준으로 양사의 유료방송 이용자는 총 3,100만여명이다. CJ오쇼핑의 구매 고객과 CJ E&M의 유료 가입자 수도 각각 약 1,000만명이다. CJ오쇼핑은 이 같은 이용자 풀을 기반으로 미디어와 커머스의 융합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차재헌 DB금융투자 연구원은 “CJ E&M과의 합병으로 인한 시너지 효과를 구체적으로 계산하기는 어렵지만 미디어와 커머스의 융합이라는 점에서 장기적으로 긍정적 관점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유주희기자 ginge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