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NHK가 9일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북미정상회담 제안을 수락하자 정규방송 도중 속보로 소식을 전하고 있다./연합뉴스
일본 정부는 9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방북 초청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락 의사를 밝히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양새다. 일본은 이날 미국을 방문 중인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브리핑 내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북미대화 제안을 수락하자 ‘예상외 파격’이라며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최근까지 일본은 북한과의 대화가 비핵화로 연결되지 않았다는 교훈을 생각하며 대응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외무성 간부는 교도통신에 “전개 속도가 좀 빠르다”고 밝혔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특사단이 5일 북한에 파견돼 4월 남북정상회담 개최에 합의하고, 북미정상회담 의사 확인까지 이어진 상황을 거론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직 미 대통령과 북한 최고지도자의 전례없는 정상회담이 초스피드로 진행되는데 당혹감을 느끼는 것이다. 한반도 문제에서 ‘재팬 패싱(일본 배제)’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아베 총리가 4월에 미국을 방문하겠다는 것도 당혹스러운 일본의 입장을 방증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일본) 정부로선 북한의 검증가능하고 불가역적인 비핵화를 위한 길이 보이기 시작했다고 인식하느냐’는 질문에 “그런 방향으로 북한이 움직이기 시작한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스가 장관은 “일본 정부는 미일을 중심으로 한국, 국제사회와 함께 유엔의 엄격한 제재 등을 이행해 왔고 최대한 압력을 가해가는 중 이번에 이러한 방향으로 향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오노데라 이쓰노리 방위상은 “북한이 핵·미사일 계획 포기에 동의하고 비핵화를 위해 구체적 행동을 보일 필요가 있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오노데라 방위상은 ‘북한 비핵화가 진전될 경우 핵·미사일을 상정한 일본의 방위장비 재검토를 검토하는가’라는 기자 질문에 “방위장비는 일본이 처한 안보환경에 대응해 진행하게 되는 것이므로 안보환경이 변하면 또 그것에 대응한 방위장비가 될 것”이라고 답했다. /장아람인턴기자 ram1014@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