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7년 스티븐 호킹 박사가 무중력 상태를 체험하며 밝게 웃고 있다. /사진=유튜브 캡처
“스티븐 호킹 박사의 성취는 많은 이들에게 ‘가장 심각한 장애도 삶에 대한 의지를 끊을 수 없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AP통신)
스티븐 호킹 박사는 뛰어난 연구 업적 못지않게 전신이 마비되는 루게릭병을 앓고 있음에도 장애에 굴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한 인생 스토리로 유명하다. 거의 평생을 휠체어와 발성장치에 의지하면서도 낙관적인 태도와 불굴의 의지로 정신 승리를 이룬 그의 모습은 세상에 큰 울림을 주며 많은 이들에게 삶의 용기를 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호킹 박사는 지난 1942년 1월 8일 열대병 연구자인 아버지와 세무관인 어머니에게서 태어났다. 17세에 옥스퍼드대에 입학했지만 21세에 발병한 근위축성측삭경화증(ALS), ‘루게릭병’이 발병하며 위기를 맞았다. 전신이 마비되는 루게릭병 환자로는 이례적으로 발병 후 50년 이상 생존했지만 1985년 폐렴 수술 후 목소리까지 잃어 전자 발성장치로 소통해야만 하는 등 신체조건은 날로 악화했다. 학생 시절 만나 결혼한 제인 와일드와 이혼하는 아픔도 겪었다.
외신들은 ‘휠체어에 의지한 몸과 단조로운 기계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끝없는 도전과 왕성한 사회활동이 대중에게 친숙한 이미지를 만들었다고 전했다. 호킹 박사의 가장 큰 도전으로는 2007년 ‘무중력 체험’이 꼽힌다. 그는 65세의 나이에도 급강하로 무중력 상태를 만드는 우주선에 탑승해 공중제비돌기에 여덟 차례나 성공했다. 그는 “무중력 체험을 했을 때 잠시나마 장애를 떨칠 수 있었다”며 “무게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 환상적인 4분을 보냈다”고 당시의 기분을 묘사했다. 2009년에는 우주여행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호킹 박사는 영국 국민건강보험(NHS) 민영화 반대 운동에 참여하는 등 사회 문제에도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냈다.
우주의 탄생과 시간의 흐름 등을 논했던 그의 연구는 신학계의 반발을 부르기도 했다. 2010년 “우주는 과학으로 설명할 수 있으며 해석에 신은 필요 없다”는 호킹 박사의 말이 “물리학이 사물의 존재 이유에 대해 설명할 수 있느냐”는 기독교계의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킨 사건은 유명하다. 다만 외신들은 호킹 박사도 그저 ‘존재의 의미’를 물었던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호킹 박사는 ‘시간의 역사’에서 “모든 것의 원리를 찾는 일은 인류에게 신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게 한다”며 “완벽한 이론은 그저 첫 단계일 뿐 우리의 목적은 존재에 대해 완전히 아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호킹 박사는 최근 미래 사회에 대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2016년 인공지능(AI)에 대해 “강력한 무기가 되거나 소수가 다수를 탄압하는 새로운 수단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으며 지난해에는 “(기후변화와 자원고갈로) 인류가 지구를 떠나야 한다”며 “30년 안에 달 기지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