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진단 직격탄...양천구 집값 하락 반전

재건축 규제로 이번주 -0.06%
매매가 24주만에 처음 떨어져
강남4구 상승폭도 크게 줄어
서울 전셋값은 4주 연속 하락


“안전진단 강화 이후 목동 대부분 집주인들이 약 2,000만~3,000만원 정도 매도 호가를 내렸어요. 일부 주민들은 집회를 통해 정부 의지를 꺾겠다는 생각이지만 정부를 이기는 건 쉽지 않아 앞으로 집값은 더 떨어질 것 같은 분위기입니다.”(목동의 G공인 대표)

서울 양천구의 집값이 24주 만에 처음으로 하락세로 돌아섰다. 정부가 최근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을 강화하자 올해 모든 곳이 재건축 연한(30년)을 채우는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 1~14단지의 재건축 사업 추진이 불투명해지면서 집값을 끌어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서울 전체 아파트 값 상승률 둔화 추세도 꾸준하게 이어지고 있다.

15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3월 2주(3월 12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은 0.11%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주(0.12%) 보다 오름폭이 다소 줄어든 수준이면서, 1월 5주(1월 29일 기준)부터 시작된 상승률 둔화 추세가 현재까지 이어지는 모습이다.


그간 서울 집값 급등세의 진원지로 주목되던 강남4구(강남구·서초구·송파구·강동구)도 이번 조사에서 0.08%를 기록해 지난주(0.14%)보다 큰 폭으로 하락했다. 강남구는 0.18%에서 0.13%로 줄었고, 서초구는 0.08%에서 0.03%로 감소했다. 송파구와 강동구도 각각 0.13%에서 0.06%, 0.14%에서 0.10%로 줄었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재건축 규제 강화, 보유세 개편, 단기급등에 따른 부담 등 다양한 이유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상승폭이 축소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안전진단 강화의 직격탄을 맞은 양천구의 하락세는 더 두드려졌다. 이번주 양천구는 -0.06%를 기록해 약 반년 만에 처음으로 집값이 떨어졌다.

실제 목동 아파트 일대에서는 집주인들이 수천만원 호가를 내리기 시작했지만 매수세는 사실상 실종된 분위기로 전해진다. 목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안전진단 강화 조치 이후 문의전화 대부분은 집값이 얼마나 내렸는지, 급매물 있는지 확인하는 정도”라면서 “실제 매수의사를 표시하는 사람은 없으며 투자를 적극 권유하기도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달 11억원을 호가하던 목동 5단지 전용 65㎡는 최근 10억 5,000만원까지 호가가 내려갔다”고 전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그간 목동 아파트 집값을 끌어올린 건 재건축 호재”라면서 “재건축이 막힌다면 당분간 집값 조정은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주차장 문제 등이 부각돼 극적으로 재건축 허용으로 바뀔 경우도 배제할 수는 없다”면서 “재건축 허용으로 분위기가 바뀔 경우 집값 반등세는 더 급격하게 나타날 가능성도 크다”고 했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전셋값 하락추세도 계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은 지난주(-0.06%)보다 하락폭이 커진 -0.08%를 기록해 4주 연속 전셋값이 떨어졌다. 서울 지역 중 강서·양천·영등포·동작 등 서남권을 비록한 강남4구 등에서 일제히 전셋값이 떨어졌다. 경기도는 전셋값이 0.12% 하락했고, 김포와 성남 분당의 전셋값이 각각 0.31% 내렸다. 용인(-0.21%)과 화성(-0.16%)도 하락폭이 큰 지역으로 조사됐다.
/이완기기자 kinge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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