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지난 1월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열린 ‘2018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서울시교육청, 2018년 주요업무계획’을 발표하고 있다./연합뉴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특수학교가 없는 서울지역 모든 구에 특수학교를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특수학교 설립 시 각 지역의 특수성을 반영해 지역주민이 원하는 문화시설 등을 함께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25일 조희연 교육감은 “서울에서 특수학교가 없는 구는 중랑·동대문·성동·용산·영등포·양천·금천·중구 등 8개”라며 “지역주민들의 편의·문화시설 등을 함께 마련해 주민 친화적으로 특수학교 설립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교육청은 ‘장애유형과 지역 여건을 반영한 특수학교 설립·운영방안’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이번 연구용역은 기존 특수학교가 지닌 문제를 해결하면서 지역 주민에게 쉽게 받아들여지는 특수학교 설립방안 마련이 목표다.
교육청 관계자는 “일부 유아특수학교를 뺀 대부분 특수학교가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 과정은 물론 직업교육까지 한 학교 같은 교육공간에서 이뤄지는 형태인 점은 문제”라며 “연구진에게 자치구별 특수교육 대상자 분포와 추이를 조사해 장애영역별 특수학교나 장애학생들의 발달단계에 맞춘 소규모 특수학교 설립 근거자료를 만들어 달라고 주문했다”고 밝혔다. 이어 “직업교육에 특화한 ‘장애학생 특성화고등학교’를 설립하는 방안도 검토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교육청은 이와 함께 중증중복장애학생을 위한 ‘병원과 통합된 특수학교’ 설립방안도 마련할 예정이다. 중증중복장애학생이 다니는 특수학교에서는 사고가 자주 일어나기 때문에 병원이 함께 있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현재 재활훈련실을 갖춘 특수학교는 있지만, 병원과 함께 있는 특수학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4월 기준 특수교육이 필요한 서울지역 장애학생은 약 1만2,800명이다. 이 중 34.8%인 4,457명이 특수학교에 다니고 있으며, 나머지는 특수학교에 빈자리가 없어 어쩔 수없이 일반 학교에 다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서울에서는 2002년 경운학교가 문 연 이후 특수학교가 설립되지 않았다. 특수학교 수가 부족하다 보니 장애학생은 집에서 먼 학교에 다니는 경우가 많다. 서울시교육청은 내년 9월 개교를 목표로 강서구 옛 공진초 터와 서초구 옛 언남초 터에 각각 서진학교와 나래학교라는 특수학교 설립을 추진 중이다. 중랑구에도 2020년 3월 개교를 목표로 특수학교(동진학교) 설립을 추진하고 있지만, 부지 선정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
/백주연기자 nice89@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