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22일 유럽 출장을 위해 출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해외 비즈니스 차 출장길에 올랐다는 사실 외 일정과 목적 등 세부적인 내용은 공개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 부회장은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 수시로 소통하며 사업재편과 미래 사업 발굴 등의 아이디어를 얻어왔다. 선대 회장 때부터 촘촘히 구축된 글로벌 네트워크는 이 부회장의 최대 자산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였다. 전 세계 정·재계 거물들이 참석하는 미국 선밸리 콘퍼런스와 중국 보아오포럼 참석은 이 부회장에게 글로벌 산업의 큰 흐름을 파악하는 기회였다. 지난해까지 피아트크라이슬러(FCA) 지주사 엑소르그룹의 이사진으로 활동했던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이 때문에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의 이번 유럽 출장을 1년 넘게 이어진 최순실 사태 재판 대응 탓에 소원했던 해외 인맥들과의 교류를 되살리기 위한 목적으로 해석한다. 아울러 국정농단 사태에 휘말리며 놓쳤던 글로벌 정보기술(IT) 산업 흐름을 파악하기 위한 차원도 있다고 본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은 구치소에 있을 때도 국내 뉴스보다는 구글·페이스북 등 해외 IT 기업들의 소식을 더 궁금해했다”면서 “이 부회장이 그동안 가장 목말라했던 게 무엇인지를 생각하면 이번 출장의 목적을 간접적으로나마 유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이 유럽 출장길에 오른 만큼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의 만남이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전자뿐 아니라 전자 계열사들이 전장 부품 사업에 미래 승부수를 띄운 만큼 오너인 이 부회장의 역할이 절대적이다.
/한재영기자 jyha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