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세계에서 팔린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3개 중 2개는 국산 제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산 바이오시밀러의 대표주자인 셀트리온(068270)과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연일 글로벌 시장에서 맹위를 떨치면서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 대비 바이오시밀러 비중이 이르면 올해 처음으로 두자릿수를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4일 글로벌 의약품 시장조사업체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지난해 정식으로 판매된 4대 바이오시밀러의 글로벌 매출은 2조6,538억원이었다. 이 중 국산 바이오시밀러가 1조7,638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전체 바이오시밀러 대비 66.4%를 차지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팔리는 바이오시밀러 3개 중 2개는 국산이라는 의미다.
국산 바이오시밀러는 진출한 영역에서 모두 독보적인 점유율을 달성했다. 제품별로는 얀센이 개발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레미케이드’의 바이오시밀러가 지난해 매출 1조1,527억원을 기록했다. 이 중 국산이 매출 1조1,448억원으로 점유율 98.9%를 차지했다. 세계 첫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인 셀트리온 ‘램시마’가 시장을 주도한 가운데 삼성바이오에피스 ‘베네팔리’와 에이프로젠 ‘GS071’이 성장세를 견인했다.
화이자가 개발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엔브렐’ 바이오시밀러에서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선전이 돋보였다. 엔브렐 바이오시밀러는 지난해 5,402억원 판매됐고 이 중 5,318억원을 삼성바이오에피스 ‘베네팔리’가 차지했다. 세계 첫 바이오시밀러를 뜻하는 이른바 ‘퍼스트 무버’ 전략이 적중하면서 98.4%의 점유율을 달성했다.
로슈의 혈액암 치료제 ‘리툭산’ 바이오시밀러로 세계 최초로 출시된 셀트리온의 ‘트룩시마’도 73.9%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후발주자들의 공세가 거세지만 유럽 시장에서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경쟁 제품을 일찌감치 따돌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잇따른 임상시험에서 탁월한 효능을 입증한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당뇨병 치료제인 사노피 ‘란투스’에서는 국산 바이오시밀러가 전무해 글로벌 기업에게 시장을 고스란히 내준 것으로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낮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에 국내 바이오기업이 역량을 집중한 탓이지만 란투스의 지난해 글로벌 매출이 14조원에 달한다는 점에서 지금이라도 바이오시밀러 개발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다.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전체 매출에서 오리지널의 매출이 절대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4대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의 매출은 44조6,119억원이었고, 바이오시밀러는 5.9%인 2조6,538억원에 그쳤다. 이는 그만큼 바이오시밀러의 성장잠재력이 크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해는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유방암 치료제 ‘허셉틴’의 바이오시밀러를 유럽에 본격적으로 출시하는 등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욱 국산 바이오시밀러의 성장세가 두드러질 전망”이라며 “국산 바이오시밀러가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면서 올해 오리지널 대비 바이오시밀러의 비중이 사상 최초로 10%대를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고 말했다.
/이지성기자 engin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