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공인중개사 500여명을 대상으로 부동산 시장 현황과 전망에 대해 설문조사를 한 결과에 따르면 10명 중 6명은 올해 전국 주택 매매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가격이 1∼3% 하락할 것으로 본다는 응답은 28.0%, 0∼1%가량 떨어진다는 응답은 23.7%였다. 3% 이상 하락할 것이라는 관측도 8.3%에 달했다. 지난 1월 하락을 예측한 의견이 49.9%였던 게 60.0%로 크게 늘었다.
지역별로는 여전히 서울 집값이 굳건할 것이라는 믿음이 강했다. 올해 서울 주택 매매가격이 내려갈 것이라는 응답은 35.0%에 그쳤다. 반면 경기도와 6대 광역시, 기타 지방의 경우 이 같은 비율이 각각 59.9%, 78.1%, 78.0%에 달해 양극화 경향을 나타냈다. 매매가 하락 요인으로는 입주 물량 증가와 정부 규제가 지목됐다.
전셋값 전망도 크게 악화했다. 전국 주택 전셋값이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 비율은 올 1월 58.9%에서 3월 76.0%로 늘었다. 서울 전셋값 하락 전망도 3월 기준 71.5%를 기록했다. 아울러 정부의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와 안전진단 강화 방침 속에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선호도가 크게 하락했다. 대신에 아파트 분양이 가장 유망한 투자처로 떠올랐다.
부동산 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줄 정책으로는 신(新)총부채상환비율(DTI)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꼽혔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와 금리 인상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수도권 고액자산가 고객을 관리하는 프라이빗뱅커(PB)의 의견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지난달 PB 51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에 따르면 보유 부동산 처분 상담 비율이 23.5%로 집계됐다. 1월 16.4%보다 늘어났다. 특히 일반 아파트 처분을 희망하는 비율이 늘어난 대신 상가 투자를 선호했다.
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올해 부동산 시장 이슈로 전셋값 하락으로 집주인이 기존 세입자에게 전세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역전세난과 갭투자 리스크를 꼽을 수 있다”고 말했다. 재계약이 도래하는 전세 물량과 입주가 많은 경기 지역의 역전세난 발생 가능성이 예상된다. 또 임차인도 보증금 반환이 지연되거나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황정원기자 garde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