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KBS2 ‘우리가 만난 기적’ 방송 캡처
10일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9일 방송된 ‘우리가 만난 기적’(이하 ‘우만기’)은 전국 기준 11.2%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동시간대 방송된 SBS ‘키스 먼저 할까요?’의 7.9%와 9.3%, MBC ‘위대한 유혹자’의 1.8%와 1.6%를 모두 제친 성적. ‘우만기’는 방송 3회 만에 시청률 10%대를 돌파, 동시간대 1위를 꿰찼다.
‘우만기’가 단숨에 월화극 왕좌에 앉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백미경표 히어로’ 등장이 신선함과 공감을 주기 때문이다. ‘우만기’에서는 동명의 송현철A(김명민 분)와 송현철B(고창석 분)가 한날한시에 교통사고를 당하고, 송현철B가 육체적으론 사망했지만 그의 영혼이 송현철A의 몸 속으로 들어갔다.
여기까지는 흔한 ‘영혼체인지극’일 수 있다. 하지만 백미경 작가는 여기서 ‘가족간의 화합’으로 전개를 들어갔다. 송현철A는 평소 직장에서도 가족들에도 냉정했지만, 송현철B는 원래의 정 많던 성격을 송현철A의 몸을 통해 보여준다.
안하무인에 심지어 바람까지 피우던 송현철A는 하루아침에 인사성 바르고 겸손한 ‘배려와 다정의 아이콘’이 된다. 아내 선혜진(김현주 분)은 송현철A의 오랜 인격모독과 바람으로 이혼을 결심한 상태지만, 송현철A는 내연녀 곽효주(윤지혜 분)를 밀쳐내면서 가정을 지킬 수 있는 희망을 암시하고 있다.
이런 송현철A의 갑작스런 변화를 본 가족 선혜진과 엄마 황금녀(윤석화 분), 동생 송사란(황보라 분)은 모두 싫지 않은 기색이면서도 여전히 당황스러워 하고 있다.
사진=KBS2 ‘우리가 만난 기적’ 방송 캡처
송현철A는 육체의 가정과 영혼의 가정 모두에 선작용을 하고 있다. 원래의 아내 조연화(라미란 분)에게 친구를 가장해 1억 원을 전달하는가 하면, 아빠를 잃고 상실감에 빠진 딸 송지수(김환희 분)를 찾아가 위로를 아끼지 않는 것.
현재 송현철A의 모습은 우리가 바라는 이상적인 가장의 형태일 터. 양 가정에 화목을 유발하는 그는 ‘일상의 히어로’라고도 볼 수 있다. 이 같은 ‘히어로’의 등장은 백미경 작가의 주요작에서 볼 수 있는 세계관이다.
JTBC 드라마 ‘힘쎈여자 도봉순’에서는 선천적으로 어마무시한 괴력을 타고난 도봉순(박보영 분)이 불의에 맞서는 ‘현실 여성히어로’로 등장했다. ‘품위있는 그녀’에서는 간병인 박복자(김선아 분)가 불륜남녀를 속 시원히 응징하며 우아진(김희선 분)을 도왔다. 이번에는 또 다른 형태의 ‘현실 히어로’ 역할을 송현철A가 하고 있다.
점점 양심을 잃고 도의가 무너진 사회, 각종 범죄가 만연한 사회에 백미경 작가는 우리에게 결핍한 ‘사이다’와 ‘따스함’을 전하고 있다.
지난 9일 ‘우만기’ 엔딩에서 선혜진은 송현철A에게 “당신... 아니지? 당신 송현철 아니잖아”라며 그의 진짜 정체에 의심을 품었다. 송현철A는 앞으로 어떻게 위기를 극복하고 가정을 지킬 수 있을까. 그가 보여줄 ‘가장의 모습’에 궁금증이 더해진다.
/서경스타 한해선기자 sestar@sedaily.com